강(强)달러 역이용, 글로벌 플랫폼 해외판매 셀러 늘어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해외직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속되는 ‘강(强)달러’에 해외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직구족이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또한 엔저(低) 현상에 일본 직구몰이 새로운 대체 쇼핑지로 떠올랐고, 달러 강세를 역이용해 해외직접 판매에 뛰어드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달러 현상에 해외 직구족이 국내로 눈을 돌리며 해외직구 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계청의 올해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에 의하면 온라인 해외직접 구매액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줄고 있다. 작년 4분기 해외직접 구매액은 1조5092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조3021억 원으로 20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아마존 등 주요 직구몰이 포진한 미국 온라인 해외직접 구매액은 지난해 4분기 6009억 원, 올해 1분기 5543억 원, 2분기 5123억 원으로 감소세다. BC카드가 올 상반기 해외직구 결제건수를 분석한 결과 미국 시장에서의 거래는 전년 대비 18.3% 줄었다.
반면 ‘갈 곳’ 잃은 해외 직구족 소비는 일본 직구몰로 쏠리는 모양새다. 엔저가 지속되면서 달러보다 엔화 쇼핑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를 봐도 올해 2분기 일본 온라인 해외 직구 금액은 10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가까이 늘었다.
강달러 현상을 역이용해 해외 판매를 선택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이베이가 올해 상반기 한국 국가간거래의 중고명품시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갤럭시 워치 등 스마트워치 거래량도 전년 대비 21% 늘며, 전체 시계 거래량의 11%를 차지했다. 시계를 가장 많이 사들인 국가는 미국으로 1위였다.
이베이는 전 세계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수요가 많다. 달러($)로 거래되는 플랫폼 특성상 최근 달러 강세 영향에 따른 원화 환전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이익이 커 중고 거래 시 유리하다는 것이다. 거래되는 가격 또한 시세 보다 높게 받을 수 있다. 실제 ‘롤렉스 데이데이트 18238’은 통상 2000만 원 대에 거래되고 있으나 이베이에서는 약 2300만 원대(1만7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할인 프로모션과 혜택으로 직구족과 셀러 공략에 나섰다. 롯데온은 추석 연휴인 다음 달 12일까지 ‘명절 대비 해외직구 쇼핑여행’ 기획전을 연다. 건강기능식품, 명품, 패션 등 선물로 인기있는 해외 직구 상품 500여 개를 모아 최대 12% 할인 판매한다.
이베이는 해외판매 입문자들을 위해 매월 신규 셀러를 위한 교육과 혜택을 제공한다. 웹사이트 신청 후 4주간 온라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에서는 △상품등록 준비사항 △상품등록 실습 △상품 및 판매관리 △마케팅 등 온라인 해외판매 창업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룬다. 이베이 CBT 비즈니스팀 이효민 팀장은 “중고거래 플랫폼 1세대로서 시장 규모와 신뢰도 등에 힘입어 고가의 명품시계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고환율, 높은 시세 등을 고려하면 판매 시 더욱 유리해 다양한 국가의 구매자들과의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