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물건 3.4만건…6.6%↑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우려됐던 8월 전세대란은 기우가 됐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세입자가 줄어들자 임대차 거래가 끊기고, 매물이 쌓이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29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확정일자를 받은 서울 전세 건수는 총 2만6562건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2만 건대로 떨어진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확정일자 기준 서울 주택 전세 건수는 1월부터 4월까지 3만 건대에서 5월 4만5663건으로 상승했지만, 6월 3만1449건으로 하락 반전됐다.
아파트만 따로 떼 놓고 봐도 거래가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건수는 1월부터 5월까지 1만~1만2000여 건 대를 기록하다 6~7월 9000여 건 대로 내려앉았다. 이달은 29일 기준 6185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간이 남아 향후 거래 건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 반전할 만큼은 아니라는 게 시장 분위기다.
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 관계자는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데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며 “1억~2억 원씩 크게 호가를 낮춰도 사람들이 전세 계약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물 역시 빠르게 적체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 건수는 총 3만401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대비 6.59% 상승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 건수는 29일을 기준으로 5월 2만6227건→6월 2만8370건→7월 3만1909건→8월 3만4012건 등 증가세다.
이날 기준 서초구 반포동 ‘반포써밋’ 전세물건은 총 45건으로, 한 달 전 22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세물건 역시 43건에서 78건으로 1.8배 늘었다.
거래가 줄고, 매물이 쌓이면서 한 달 새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 넘게 하락한 전셋값에 계약이 체결되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 전용 59㎡형은 이달 9억9750만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이 아파트 해당 평형은 지난달 11억5000만 원에 전세 거래된 바 있다. 한 달 새 1억5250만 원 떨어진 것이다.
마포구 아현동 ‘삼성래미안공덕 2차’ 전용 84㎡형은 이달 보증금 8억2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이는 한 달 전 거래가인 8억5000만 원 대비 3000만 원 낮춘 가격이다. 현재 이 평형 전세 최저 호가는 8억 원 수준까지 내렸다.
마포구 아현동 C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금리 인상 속도가 높아 대출 이자 부담이 더 커지다 보니 전세거래가 줄어들고 있다”며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는 만큼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현동 일대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월 38건에서 지난달 25건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