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관광수입, 팬데믹 전 3분의 1 수준
관광산업 침체, 중국 경제성장률 0.3%P 낮출 수도
유명 항구도시 다롄, 최근 도심 일부 전면 봉쇄
6월 말 중국 내 여행 수요도 되살아나는 듯했다. 당시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한 자릿수로 내려갔고, 해외로의 이동이 어려운 만큼 국내 관광지로 향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이 같은 기대감을 꺾고 있다. 관광객들이 휴가지에 내려진 봉쇄령으로 발이 묶였다. 하이난성이 지난달 봉쇄됐을 때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호텔에 갇혔다.
티베트에서도 수만 명 휴가객의 발이 묶였고, 베이하이에서는 수천 명 여행객이 격리에 들어가야만 했다. 최근 중국 주요 항구도시 중 하나이자 핵심 관광지인 다롄도 도심 일부 구역이 전면 봉쇄됐다.
게리 응 나티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외로 여행을 갈 수 없던 탓에 지난해 그나마 버티고 있던 관광산업에 대해 당분간 낙관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미 관광산업은 휘청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관광 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2.1%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전인 2019년 6%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관광산업 침체는 중국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응 이코노미스트는 “관광산업 침체가 중국 경제성장률을 최대 0.3%포인트 하락시킬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 전력 수급 불안으로 어려운 경제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광 수입에 의존하는 지방정부의 재정도 어려워지게 된다.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은 올 들어 6월까지 600억 위안(약 11조 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는데, 4년 만에 가장 큰 적자폭이다. 하이난성 남쪽 끝에 있는 도시 싼야는 올해 첫 5개월 동안 관광 수입이 40% 감소했다.
응 이코노미스트는 “제로 코로나 해제가 효과적이겠지만 정치적 현실을 고려할 때 단기에 일어나긴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중국 정부가 봉쇄 고삐를 바짝 당길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변이 ‘BF.15’까지 발견돼 당국이 봉쇄를 확대하고 있다. 광둥성 선전은 전체 인구 1800만 명 중 일일 감염 사례가 35건 정도지만 가게들이 문을 닫고, 일부 대중교통 운영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