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으로 치러지진 않아, 1971년 이후 처음
“푸틴 불참, 세계에 자신 입장 보내는 성명 같은 것”
▲노벨 평화상 수상자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3일(현지시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들고 노보데비치 묘지로 가는 운구행렬을 이끌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장례식은 이오시프 스탈린과 블라디미르 레닌 등 전직 소련 지도자들의 장례식이 열렸던 ‘하우스 오브 유니언’ 필라홀에서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현장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고인은 먼저 떠난 아내 라이사 여사가 묻힌 노보데비치 묘지에 안장됐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영정사진을 들고 묘지까지 운구행렬을 이끌었다.
이번 장례식은 과거 소련 지도자들과 달리 국장으로 치러지지 않았다. 지도자 출신이 국장을 치르지 못한 건 1971년 스탈린식 개혁을 뒤집으려 했던 니키타 흐루쇼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식이 열리기 전 고인의 관 앞에 꽃을 놓는 것으로 대신했다.
생전 고인과 여러 차례 인터뷰했던 러시아 베테랑 언론인 블라디미르 포즈너는 이번 장례식이 모두 계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냉전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푸틴 대통령이 냉전을 종식한 고인과 거리 두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푸틴 대통령이 고르바초프의 특별한 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의 불참 결정은 고인과 다르게 세계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강조하려는 의도적인 메시지이자 일종의 성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