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9월 들어 매도 우위로 전환하면서 지난 두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사들인 국내 주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도 7~8월 연이어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5.73포인트(0.24%) 하락한 2403.68에 거래를 마치며 2400선을 겨우 사수했다. 9월 들어 매도세로 전환한 외국인은 이날도 671억 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9716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두 달 연속 ‘사자’에 나선 것은 지난해 11~12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8월에는 3조6501억 원에 육박하며 올해 들어 월별 기준 가장 큰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을 살펴본 결과 2차전지, 자동차 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주인 LG에너지솔루션과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에 각각 1조7098억 원, 7090억 원이 쏠렸다. 이어 삼성SDI(6925억 원), SK하이닉스(5082억 원) 순으로 순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률도 준수한 흐름을 보였다. 이들 4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16.06%로 마이너스 수익률은 한 곳도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월 31일 종가가 46만2500원으로 두 달간 29.73%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삼성SDI(16.80%), 현대차(8.89%), SK하이닉스(8.80%) 순으로 이어졌다.
반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NAVER가 차지했다. 외국인은 NAVER를 총 2206억 원 팔았다. 하나금융지주는 NAVER와 함께 두 달 연속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콤, 신한지주 등 통신, 금융 관련 업종에서 매도 우위가 나타났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9월 순매수 상위 종목에도 변동이 나타났다. 3개월 연속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순위에 오른 종목은 5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전부다.
다만 하반기 환율 강세가 더욱 심화하면서 외국인 수급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 역시 장중 1370원을 돌파하며 2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오전 반등 시도에 나섰으나, 역외 위안화 및 유로화 약세 압력 확대로 달러인덱스가 110P를 상회하는 등 환율 변수에 발목 잡히며 재차 하락 전환했다”라며 “환율 급등은 외국인 수급에 비우호적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원·달러 환율 급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환율 상승의 근본적 원인은 ‘시스템 리스크’가 아닌 탈세계화로 인한 ‘수익성 훼손’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의 힘으로 단기간에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환율 리스크를 계속해서 주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