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대표 가처분 소송, 당 위기·혼란 확대시켜
국민의힘, 19일 새 원내대표 선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사퇴했다. 취임한 지 153일 만의 사의 표명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제서야 뜻을 밝힌다”면서도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질책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당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됐지만,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할 일이 남아있어 사퇴 표명이 늦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좌파 언론의 비난에 맞서 원내대표에 출마했다고 밝힌 권 원내대표는 단호한 보수정당이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좌파 진영은 물론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극우’, ‘혐오’라고 비난했다”며 “오히려 우리는 보수진영 내부에서 좌파적 아젠다를 빌려와 ‘개혁’으로 치장하는 위선과 그 위선을 내부투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어리석음을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 도중 각을 세워왔던 이 전 대표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고 말하며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 이준석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당헌·당규의 빈 곳을 파고들어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내부총질 문자 유출’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했다. 다만, 언론에 대해서는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다”며 “문자를 마음대로 당겨서 취재하는 것, 의원총회에서 의원들끼리 귓속말하는 것을 증폭시켜 기사화하는 것 자체는 금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라며 질타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후임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직을 유지한다.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총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