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91일 연속 하락했지만 식료품, 주거, 의료비 등 오른 영향
연준, 이달 FOMC서 0.75%P 인상 확실시
1%P 인상 ‘울트라스텝’ 확률 0→30%로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속 페달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경제 연착륙 희망도 희미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8.3% 올랐다. CPI 상승률은 6월 9.1%로 41년래 최고치를 찍고 7월 8.5%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 전망치 8.0%를 웃돈 데다가 전월과 비교해서는 0.1% 상승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애초 시장은 전월 대비 0.1%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최근 91일 연속 하락한 영향으로 물가 압박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높은 식료품, 의료, 주거, 학비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1.4% 치솟아 1979년 5월 이후 4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은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2% 각각 상승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6.3% 올라 전월(5.9%)보다 악화했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시장 전망치(0.3%)를 웃돈 것은 물론 7월 상승률(0.3%)보다 두 배 높았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근원 물가의 배경으로 타이트한 노동시장 상황을 지적했다. 노동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여전히 불균형한 가운데 근로자가 협상력에 우위를 점하면서 임금상승률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8월 임금상승률은 연율로 7%에 가까웠다.
미국 물가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도 요동쳤다. 연준이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세 차례 연속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 됐다.
심지어 자이언트스텝을 넘어 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 전망도 커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울트라스텝 확률은 주초 0%에서 이날 30%까지 올라섰다.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의 이코노미스트들도 이달 FOMC에서 금리 인상폭 전망치를 기존 0.75%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9월에 이어 11월과 12월까지 예상을 웃도는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4~4.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력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받아든 연준이 또 공격적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가계소득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부터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