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유럽 등도 판매 감소…중국은 성장
글로벌 車 판매는 7.5% 감소한 2745만대에 그쳐
반도체 수급난, 러·우 전쟁 장기화 등이 감소 원인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자동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7.7%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18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판매 및 정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7.9%에서 올해 7.7%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차량 판매 대수도 233만3000대에서 210만3000대로 9.9% 감소했다. 다만 유럽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 EV6 등 전기차 신차 및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효과로 인한 판매 호조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됐다.
미국계(-8.4%), 유럽계(-15.7%), 일본계(-11.8%)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중국계 완성차 기업은 15.1%의 판매 증가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유럽으로, 26.7%의 점유율을 보였다. 일본(26.5%), 중국(19.1%), 미국(16.5%)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기간 해외 주요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한 2745만대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전반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시장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3.5%), 인도(15.9%) 등에서는 판매량이 늘었으나 미국(-18.3%), 유럽(-13.7%), 브라질(-15.4%), 러시아(-57.4%) 등 대부분 지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세를 나타냈다.
판매 대수가 가장 많은 시장은 중국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강력한 방역조치로 자동차 생산 및 판매가 차질을 빚었으나, 5월 이후 봉쇄 해제와 함께 정부의 소비 유도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증가한 1035만 대가 판매됐다.
유럽,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내연기관차 규제를 강화하고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및 보조금 지원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환경장관 이사회는 지난 6월 EU 내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 관련 포괄적 정책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의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 금지 방침은 사실상 확정됐으며, 2035년 시행을 위한 관련 법규를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해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개편했다. IRA에 따라 업체별로 연간 20만 대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던 한도를 없애는 대신 미국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원자재가 일정 비율 이상 사용된 배터리를 탑재해야 보조금이 지급된다. 이러한 배타적인 제도로 인해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내 판매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작년 코로나19 이후 아직 회복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 지속 확대를 위해서는 노동유연성 강화와 전기동력차 등 미래차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전기차 국내 생산 위축은 물론 미래차 경쟁력과 일자리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민·관의 적극적인 공동대응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