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0% 점유율' 로봇청소기 아이로봇 인수
물류 로봇 52만 대 넘게 운용에도 10년간 고용 100만 명 증가
‘사람 중심의 자동화’ 해법 모색 새 과제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업체 창고에 사용하는 물류 로봇 제조업체 키바시스템즈를 인수한 지 10년 만에 또 다른 로봇기업인 아이로봇을 손에 넣었다. 아이로봇은 로봇청소기 ‘룸바’로 세계 시장점유율 30%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이달엔 창고 전문 로봇업체인 벨기에의 클루스터먼스도 인수했다. 클루스터먼스의 로봇은 무거운 상품을 이동시키는 것뿐 아니라 배송을 위한 제품 포장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아마존이 2019년부터 눈독을 들여왔다. 클루스터먼스는 창고 운영 자동화에 중점을 둔 아마존 로보틱스 부서에 편입될 예정이다. 해당 부서는 아마존이 키바시스템즈를 7억7500만 달러(약 1조773억 원)에 인수했던 당시 별도 신설한 곳이다.
아마존 로보틱스의 이안 심슨 부사장은 “아마존은 직원들을 위해 창고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자 로봇공학과 관련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며 “설계와 엔지니어링, 운영 전반에 걸쳐 로봇기술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인수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6월엔 아마존 최초의 완전 자율이동 로봇으로 평가되는 ‘프로테우스’와 소포를 분류하고 이동하는 다른 로봇들도 선보였다.
아마존이 다시 로봇 기업에 집중하는 데는 그간 로봇을 통해 물류 현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아마존의 최신 기술이 집중됐다는 효고현 아마가사키시 공장에는 ‘드라이브’로 불리는 물류 로봇 1800대가 근무하고 있다. 로봇들은 하루 약 45만 개의 상품이 출하되는 이 공장에서 2만 개의 선반을 옮겨가며 작업자들을 돕고 있다. 공장엔 수백 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로봇 덕분에 창고를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아마존재팬의 와타나베 히로아키 기술총괄 본부장은 “힘든 작업이 줄면서 여러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드라이브는 전 세계에 52만 대 넘게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히로아키 본부장 말처럼 업무가 수월해지면서 직원들도 늘었고, 그 결과 지난 10년간 아마존 직원은 100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로봇 기술 발전이 사람과 기술의 이상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고용의 질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자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기계 자동화로 인해 임금 인상 문제를 넘어 노동에서 오는 보람이나 성취감 등의 가치는 더 얻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결국은 질적인 만족을 수반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람 중심의 자동화’에 대한 해법이 업계 과제로 남았다.
닛케이는 “기술이 사람을 쫓아내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건 중요한 과제”라며 “아스트로는 안도감이나 친밀감을 통해 사람의 마음에 접근하려는 아마존의 노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존이 진정한 로봇 선두주자로 인정받으려면 아스트로가 집안에 존재할 이유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