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vs. 월가, 엇갈린 경제 전망…투자자 혼란 가중

입력 2022-09-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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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연착륙 기대, 월간 인플레 상승폭 작아"
골드만·모건스탠리 등 긴축·실적 부진 위험 경고
“미국증시, 아직 최악 하락장 경험 못해”
“인플레는 신뢰의 문제, 기관 신뢰 잃을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실무진들과 회의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월가 전문가들의 경제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자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CBS 시사프로그램 ‘60분’과 인터뷰에서 경기 낙관론을 제시했는데 월가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반론을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연착륙하길 바란다”며 “미국인들에게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실업률은 3.7%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월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1인치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달랐다. 이날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하루 앞두고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긴축과 그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 위험성을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이코노미스트는 “뜨거운 인플레이션은 주식 밸류에이션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내년 추가 하락해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BoA의 마이클 하트넷 투자전략가는 “미국 주식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매파적인 연준 속에 아직 올해 최악의 하락장을 경험하지 못했다”며 “실적 부진은 주가를 신저가로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학자들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전망과 사뭇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기본적인 추세를 보면 인건비와 임대료 인상 모두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으며 엄청난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역시 치솟은 인플레이션에 우려를 표했다. 실러 교수는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신뢰의 문제”라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 이 나라에 불명예가 될 것이고 기관에 대한 신뢰를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1년 안에 2%로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번 회의를 보면 이번 회의에서 100bp 인상될 수도 있겠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꽤 큰 폭이지만, 인플레이션을 당장 떨어뜨릴 수 있는 강력한 변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하락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지만, 식량과 주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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