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ㆍ현대차개미’의 눈물...10대그룹 시총 250조 허공에

입력 2022-09-20 15:35수정 2022-09-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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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증가 현대중공업ㆍ한화 단 2개 그룹에 불과…‘태조이방원’ 계열사 두드러져
상장계열사 79% 시총 급감…삼성전자 133조ㆍSK하이닉스 28조 ‘뚝’

▲1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 증감률 (한국거래소)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하락하면서 국내 10대 그룹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이 250조 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로 흘러들어온 자금이 대거 빠지면서 반도체와 전자, 디스플레이, 바이오, 자동차 등 대부분 계열사 대형주들의 시총은 감소했다. 반면, ‘태조이방원’ 열풍을 타고 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회사들의 시총은 증가했다.

20일 이투데이가 10대 그룹 상장계열사 102곳의 올해 시가총액 증감률(1월3일~9월19일)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18%(249조286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그룹 등의 상장계열사 중 79%(81곳)의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10대 그룹 가운데 시총이 증가한 곳은 현대중공업(2조8290억 원)과 한화(2조200억 원) 단 두 개 그룹에 불과했다. 삼성(-151조5190억 원), SK(-61조8410억 원), 현대차(-9조730억 원), LG(-25조8650억 원)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대부분 그룹의 시총은 감소했다.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중 시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시총은 연초 460조 원대에서 133조 원가량 감소하며 330조 원대로 급감했다. 8만 원을 웃돌던 주가는 숫자를 하나씩 거꾸로 세어가더니 ‘5만전자’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와 전방 산업 부진, 반도체 업황 하락 움직임에 삼성전자의 시총은 크게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비율은 작년 말 65.71%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66.33%로 소폭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자 저점 매수에 나서려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난 탓이다. 그러나 주가와 시총이 크게 감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에 이어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도 올해 시총이 28조280억 원 증발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반도체 기업 외에 SK바이오사이언스(-10조550억 원), LG전자(-8조350억 원), LG생활건강(-6조6370억 원), SK이노베이션(-6조6110억 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6억5950억 원) 등의 시총이 줄었다.

대부분 넘치는 유동성에 주가가 올랐던 기업들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코로나19 당시 '펜트업' 수요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 백신 기대감 속에 지난해 3월 상장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지난해 5월 상장해 급격한 주가 상승을 경험한 바 있다. 풍요 속 기업공개(IPO) 막차를 타고 올해 초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일(1월27일) 당시보다 시총이 6조4350억 원 감소했다.

최근 급부상한 ‘태조이방원’ 섹터 기업들은 하락장 속에서도 시총이 늘었다. 한화솔루션은 시총이 2조8600억 원 늘며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가운데 금액기준 가장 큰 증가를 보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태양광주들이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총이 동반 상승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도 시총이 5730억 원 늘었다.

조선주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시총이 각각 1조6340억 원, 1조940억 원 늘었다. 2차전지 소재를 공급하는 포스코케미칼(시총 증가 2조6340억 원)과 LG화학(1조2000억 원),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2250억 원)와 현대로템(7040억 원) 등도 시총이 증가했다.

이 밖에 지주회사인 롯데지주(1조280억 원)와 HD현대(3710억 원)의 시총 증가도 띄었다. 인플레이션 피난처로 거론되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회사인 SK리츠(1110억 원)도 시총이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 주요국 통화긴축 가속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고조돼 우리 수출 경기에 악영향 우려된다”며 “산업계의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원 확보와 공급망 안정 노력이 절실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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