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물 바이백 일정 미공개도 불만…민평금리대비+얼마한도 등 입찰제도 개정 목소리도
한은, “시장상황과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듀레이션 짧게 가져가려는 흐름 반영”
“차라리 예전처럼 정해진 금리에 창판(창구판매)을 해라.”
21일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입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격하게 터져 나왔다.
앞서 이날 한은이 1조원 규모로 실시한 통안채3년물 입찰에서는 낙찰액이 불과 5800억원에 그쳤다. 응찰액이 입찰예정규모를 넘는 1조9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반토막 수준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낙찰금리(시장유통수익률 기준 낙찰수익률)가 시장금리와 크게 괴리돼 있다는데 있다. 실제 이날 낙찰금리는 3.95%에 달했다.
신규물인데다, 장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점(금리상승)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낙찰금리가 4%는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게 금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싸게 낙찰될 것으로 본 것이다. 앞서 이날 입찰에 참여한 13개사가 제시한 응찰금리는 3.800%에서 4.050%였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비단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한은은 조기상환(바이백)은 약하게, 발행은 강하게 낙찰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한은이 채권을 되살때는 싸게 사는 반면, 팔때는 비싸게 산다는 의미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신규물인데다 시장분위기도 좋지않아 낙찰금리가 4% 정도는 될 것으로 생각했다. 22-4(2022년 4번째 지표물 종목)보다도 10bp 이상 돼야한다고 봤다”며“시장 분위기도 안좋아 대행사들이 (물건을) 받기 싫은데도 억지로 들어간 것인데 (물건을) 받자마자 터지기 시작했다(손실을 봤다). 내정금리가 있다면 그냥 창판으로 하라고 하면 좋겠다. 기획재정부도 금리와 상관없이 수량을 맞춰 거의 다 주는데 (한은) 입찰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요즘 바이백은 약하고 입찰은 강해 너무 자의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도 “오늘도 13개 기관이 입찰에 참여했다. 3년 통안채는 실질 수요도 많지 않다. 그래서 목소리가 적은지 모르겠지만 한은이 오늘처럼 마음대로 금리를 짤라서 준게 하루이틀이 아니라 다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도 있다”면서도 “통안채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기관들은 입이 안나올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시장금리를 왜곡하는 것이다. 이리되면 유통물 거래도 안되며 악순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 역시 “오래된 불만이다. 입찰은 강하고 바이백은 약하다. 한은은 시장안정차원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이럴거면 예전처럼 정해진 금리에 선착순으로 팔았던 창판으로 하는게 좋을 듯 싶다”며 “또 통안3년물은 만기보유할 것은 아니다보니 바이백 일정에 관심들이 많다. 다만 한은이 오늘 입찰에서 시간이 많다면서 그런 것을 정하지 않았던 점도 불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평금리대비 +얼마까지만 하겠다라던지 하는 가이드라인 등 입찰제도에 대한 규정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시장상황과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만기가 짧은) 91일물의 경우 낮은 금리에도 낙찰됐었다”며 “원하는 물건은 들어오고 싫어하는 물건은 안들어와 놓고 (금리가) 짜다할 수 없다.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려는 시장 전반의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