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겨울에 들어섰다.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적절한 대응이 시급하며, 이 과정에서 양성평등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3일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여성금융인네트워크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특별연설자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올해 6월부터 산업은행을 이끌고 있는 강 회장은 산업은행의 새로운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젠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서 대한민국은 현재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면서 “새롭게 재편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대한민국은 물론, 산업은행도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앞으로 시장안정자라는 기존 역할과 함께 △공급망 확보의 파수꾼 △신산업 육성의 디딤돌 △산업 대전환의 동반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의 1%p를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젠더’가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산업이 ‘젠더’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와 ‘위미노믹스(여성+경제학)’,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ESG경영에 있어서 성인지는 중요하다”고 했다.
강 회장은 “환경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후변화는 개발도상국 내 사회안전망에 취약한 여성들의 실업·빈곤 악순환을 불러일으키며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며 “무엇보다 양성평등은 인간의 기본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최근 기업 내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성별 균형을 추가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블랙록은 지난 2018년 여성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추세로 인한 저성장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위미노믹스’는 양질의 노동력 확대차원에서 중요하다는 것이 강 회장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은 이미 양성평등 역량을 확보, 정책금융에 있어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은 국내 최초 및 유일한 녹색기후기금(GCF) 인증 금융기관으로 젠더 관점을 반영한 금융지원을 나서기 위해 전문가를 배치했다”고 했다.
GCF는 세계 최대 다자기후기금으로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산업은행은 국내 기관으로는 최초로 GCF 인증기구로 지정됐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은 GCF 인증기구로서 개발도상국 기후변화대응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설 경우 젠더 영향평가 실시하고 있다”며 “젠더 관점을 반영한 여신 프로세스 도입을 통해 양성 평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