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진 경기침체...신흥국 곳곳서 분열 심화

입력 2022-09-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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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재무장관, 경제난 책임 지고 사임
4년 새 재무장관 다섯 번째 물러나
튀니지와 몰도바선 주말 반정부 시위

▲몰도바 의회 앞에서 22일 반정부 시위대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키시나우/EPA연합뉴스
글로벌 경기침체가 점차 가까워지면서 신흥국 곳곳에서 분열이 심해지고 있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재무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정권이 흔들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미프타 이스마일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셰바즈 샤리프 총리에게 구두로 재무장관직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며 “파키스탄에 도착하면 공식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샤리프 총리와 함께 런던에 머무는 이스마일 장관은 이번 주 초 파키스탄으로 돌아와 공식 사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경제 수장이 계속 물갈이되고 있지만, 정작 경제 위기에선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사임한 재무장관만 이번까지 다섯 명에 이른다.

특히 최근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최악의 홍수 피해가 겹치면서 시민들의 반발도 커진 상태다. 홍수로 지금까지 1500명 이상이 숨졌고 피해액은 300억 달러(약 43조 원)로 추산된다.

이러한 탓에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세계은행(WB)으로부터 20억 달러 상당의 구제금융을 약속받았지만, 재무장관은 결국 경제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과거 ‘아랍의 봄’ 발원지였던 튀니지에선 높은 에너지 인플레이션과 식량 부족에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튀니지에선 슈퍼마켓과 빵집 선반이 비는 등 식량 부족 문제가 악화하고 있고 많은 시민이 설탕과 우유, 식용유 등을 구하기 위해 몇 시간을 돌아다녀야 한다. 이런 상황에 분노한 시위가 일어나면서 일부 사람이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파키스탄 자파라바드에서 21일 수재민들이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자파라바드/AP뉴시스
게다가 튀니지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기 위해 에너지 보조금 축소 계획을 먼저 이행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당국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올해 들어 에너지 가격을 네 차례 인상했고 이달 들어선 조리용 가스 가격을 12년 만에 14% 올렸다.

몰도바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분노한 시민 5000명이 지난 주말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시위대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휘발유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정부가 서방과 손잡는 대신 더 저렴한 가격에 러시아산 가스를 구매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몰도바는 예전부터 친서방과 친러 세력이 맞서는 일이 잦았다. 현재는 친서방 정권이 들어선 상태여서 이번 시위를 친러 성향의 야당이 주도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극심한 경기 악화가 정치적 다툼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나탈리아 가브릴리타 몰도바 총리는 “국가와 국민의 문제는 거리에서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도움이 가장 절실한 저소득층을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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