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여성긴급전화 1366서울센터에서 열린 '스토킹 피해자 지원 관련 현장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희정 서울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피해지원팀장,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 안효심 스토킹·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장 등이 참석해 다양한 제안을 내놨다.
곽대경 교수는 "법은 있지만 반의사불벌죄 조항 등 미흡한 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온라인 스토킹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뿐 아니라 가족까지 보호할 수 있는 좀더 촘촘한 안전망 마련이 필요하다"며 "스토킹 초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정 팀장은 추가 범죄로의 연결을 우려하며 종합적인 피해 지원 시스템을 요구했다. 그는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이 매우 커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며 "스토킹 범죄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추가 범죄로 연결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와 중복적이고 부차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각 범죄 영역을 나누기보다 종합적으로 피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스토킹 범죄의 수법이 교묘해져 피해 범위를 광범위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란 소장은 "스토킹은 직접적인 신체적 위협도 있고 가해자가 증거를 남기지 않고 쫓아다니면서 교묘하게 괴롭히는 수법도 있다"며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스마트워치나 신변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기회에 스토킹 범죄를 광범위하게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스토킹 범죄자와 어떻게 피해자를 격리시키고, 처벌 수위를 강화해 스토킹할 마음을 먹지 않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구속 제도부터 처벌에 이르기까지 형사법적 여러 가지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심동행 서비스를 비롯해 더 제도화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 성범죄와 스토킹 범죄가 연결된 경우 피해자를 어떻게 구제, 보호하고 범죄자들이 최대한 더 나쁜 고의를 갖지 않도록 사전 예방할지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10월부터 전국 최초로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 3곳을 운영한다. 의식주는 물론 법률·의료·심리상담을 지원한다. 특히 출퇴근과 외출, 휴대폰 사용 등 기존 일상생활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출퇴근길도 보호하기 위해 '동행서비스'도 시행한다. 아울러 피해자가 한 번의 신청으로 심리, 법률, 의료, 동행 지원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받을 수 있도록 기존 분산된 서비스를 통합, 연계해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 지원 서비스 사업'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