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수상자 카를로스 벨로 가톨릭 주교(74)가 아동에게 성 학대를 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성 학대 의혹을 접수하고 벨로 주교에게 2년간 징계 조치를 내려왔다고 밝혔다.
교황청 대변인 마테오 브루니에 따르면 교황청의 성 학대 사건을 다루는 부서는 지난 2019년 벨로 주교에 대한 해당 의혹을 접수하고 1년 이내 제재를 가했다. 징계 조치에는 벨로 주교의 이동 범위를 제한하고 미성년자에 대한 자발적 접촉을 금지, 그리고 동티모르와의 연락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네덜란드 주간지 ‘더흐루너 암스테르다머르’는 전날 벨로 주교가 1990년대 동티모르에 위치한 자신의 거주지에서 소년들을 성적 학대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교황청이 성명을 낸 것은 해당 폭로 후 하루만이다.
이 주간지는 피해자들의 말을 인용해 벨로 주교가 가난한 집 소년들을 꾀어 성폭행한 뒤 돈으로 입막음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자는 14살 때부터 피해를 당했으며 피해자는 이 말고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충격인 것은 벨로 주교는 1983년 동티모르 수도 딜리 교구에 부임 뒤 인도네시아 정부의 박해를 받아온 동티모르 독립의 정신적 스승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그는 동티모르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끈 공로로 1996년 호세 라모스오르타 전 동티모르 대통령과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존경받던 벨로 주교의 추문에 가톨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교황청 역시 이를 3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며 충격을 더했다.
AP는 노벨 위원회와 유엔에 벨로 주교의 아동 성 학대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문의했으나 아무런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