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도 높은 수입 물가로 적자 폭 커져”
올해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치인 480억 달러(약 69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이러한 전망을 담은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한경연이 추정한 480억 달러는 무역 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 2000만 달러의 약 2.3배에 달한다.
무역수지는 올 4월 24억 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9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0일까지 누계 기준 무역수지 적자는 292억1000만 달러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도 무역 수지가 악화한 건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물가가 높은 영향이다.
한경연이 2020년 1분기~2022년 2분기 무역수지를 수출입 물량요인과 단가요인으로 분해한 결과 물량 측면에서는 흑자를 보였음에도 수입단가 오름폭이 수출단가 상폭을 크게 웃돌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ㆍ달러 환율, 수출입물가 상승률 등으로 무역수지를 설명하는 실증분석에서도 수입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p) 높아지면 무역수지는 8억8000만 달러 악화하는 결과가 나왔다.
한경연은 이러한 추정 결과와 올 3~4분기 원ㆍ달러 환율, 최근 반도체 가격 약세를 반영한 수출입 물가 상승률 등 외생변수를 토대로 전망한 결과 올 하반기 무역수지는 374억5600만 달러 적자, 연간으로는 480억 달러 적자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올해 수출액과 수입액을 합한 무역액 대비 무역적자 비율도 3.3%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7.4%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무역적자 비율은 1.5%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금의 무역수지 적자는 높은 수입물가에 기인한 바가 커 해외 자원개발 활성화 등 공급망 안정과 해외 유보 기업자산의 국내 환류 유도,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확대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