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자들의 지방 아파트 원정매입이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8월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 1만9516건 중 서울 거주자의 서울 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1163건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이는 전월(7월·6.5%)보다 감소한 규모로 2019년 11월(5.8%)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9월 최고 9.6%까지 치솟았던 서울 거주자의 비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 4월 8.2%를 기록한 이후 5월(7.7%)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다.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고 집값 내림세가 뚜렷한 가운데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원정 투자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정 매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서울 이외 거주자의 담당 시도 밖 아파트 원정매입(3714건) 역시 전체의 19%로 지난해 2월(17.3%)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주택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서울 거주자의 경기 아파트 매입 비중은 13.0%로, 2016년 12월(12.9%)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대선 직후 1기 신도시 아파트 투자가 크게 늘면서 3월과 4월에 각각 19.6%, 19.3%를 기록했으나 최근 5개월 연속 비중이 줄고 있다.
서울 거주자의 분당신도시 아파트 매입 비중은 16.7%로 전월(11.8%)보다는 늘었으나 6월(21.4%)보다는 감소했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 아파트 매입 비중은 24.1%로 전월(약 30%)보다 줄었다.
서울 거주자의 인천 아파트 매입은 11.4%로 전월(11.5%)과 비슷했다.
이에 비해 지방과 경기·인천 등 비서울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소폭 증가세다. 비서울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194건으로 전체 매매량(907건)의 21.4%를 차지했다. 올해 6월 19.6%, 7월 21.1%로 2개월 연속 증가세다.
극심한 거래 가뭄 속에서도 서울 아파트 시장에 고점 대비 수억 원 하락한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일부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위험성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다”며 “수요자들이 다른 지역에 가서 아파트를 사도 가격이 오르지 않으리라고 판단하다 보니 거래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