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아디다스 등 재고 처리 고전
“중국 기회의 땅 아닐지도”
부동산 침체, 위안화 약세 등 다른 불안 요소까지
지난달 29일 회계 1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한 나이키는 “중국 시장에서 너무 많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쇼핑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나이키의 회계 1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6억5000만 달러(약 2조3776억 원)로 집계됐다. 나이키는 최근 몇 달간 재고를 줄이기 위해 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생산 주문을 취소했다. 아디다스도 8월에 “4~6월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아디다스도 초과 재고 처리를 위해 할인 판매 등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도시 봉쇄로 중국 매출에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전망이 갈수록 비관적이라는 점이다. 매슈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관련 혼란이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중국에서 신중하고 단기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디다스도 “하반기 중국 매출이 회복할 거란 기대를 더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릴랜드 밀러 차이나베이지북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혼란이 완화되더라도 각종 규제나 지정학적 긴장에 의한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며 “중국에서 겪은 위기가 일시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다다른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기회의 땅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회의감이 기업들 사이로 퍼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한 봉쇄가 중국 시장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한 것은 물론 다른 불안 요소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은 올여름 폭염으로 공장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기업의 상품 생산과 유통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나아가 인플레이션, 부동산 시장 침체, 위안화 약세도 중국 경제를 뒤흔드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