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노벨 물리학상에 양자정보 선구자 아스페ㆍ클라우저ㆍ차일링거

입력 2022-10-0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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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적 얽힘’ 실험 통해 ‘벨 부등식 위배’ 확인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가 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로 양자역학 분야 연구자인 알랭 아스페, 존 F. 클라우저, 안톤 차일링거가 선정됐다. (AP/연합뉴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양자정보과학(quantum information science)의 초석을 놓은 프랑스의 알랭 아스페(75), 미국의 존 F. 클라우저(80), 오스트리아의 안톤 차일링거(77) 등 3명이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들 3명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얽힘이 있는 광자(entangled photons)의 실험을 통해 ‘벨 부등식 위배(Bell inequality violation)’를 확인하고 양자정보과학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양자역학에서 ‘벨 부등식 위배’라고 불리는 중요한 결과를 실험적으로 밝혀낸 업적을 인정받아 오래전부터 유력한 노벨상 수상 후보로 꼽혀 왔다. 앞서 2010년 세 사람은 이스라엘의 울프 재단이 수여하는 울프상(Wolf Prize)의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벨위원회는 “‘양자역학 기초론’은 단순히 이론적 혹은 철학적 이슈로 그치지 않는다”며 “이들의 획기적 연구는 양자 컴퓨터, 양자 통신망, 양자 암호화 보안통신 등 커다란 연구 분야의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1960년대에 북아일랜드 출신의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1928~1990)이 이론적으로 지적했던 ‘양자역학의 벨 부등식 위배’를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이 과정에서 실험적 도구를 개발한 것이 양자 얽힘 상태를 다루는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이어졌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중 존 클라우저는 스튜어트 제이 프리드먼(1944~2012), 마이클 혼(1943~2019) 등과 함께 1970년대에 일련의 실험을 고안하고 실행해 벨 부등식 위배를 최초로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이는 “확률론적인 양자역학은 근본적 자연이론이 아니며, 뭔가 숨겨진 결정론적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일부 철학자들의 ‘철학적 해석’이 그릇되었음을 실험으로 입증한 역사적 업적으로 평가된다.

클라우저는 1960년대 말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등에 재직하며 연구 활동을 했다.

공동 수상자 중 아스페는 클라우저의 최초 실험 후에도 허점이 일부 남아 있음을 지적하고 1980년대에 이를 보완하는 실험을 고안해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파리-사클레 대학과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벨위원회 위원인 에바 올손 스웨덴 찰머스공대 교수는 양자정보과학에 대해 “보안성이 보장되는 정보 전달, 양자 컴퓨팅, 센싱 기술 등 분야에서 폭넓은 잠재력을 지녔다”며 “(양자정보과학의) 예측은 새로운 세계로 문을 열어줬으며, 우리가 측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 가장 근본이 되는 기초를 뒤흔들어 놓았다”고 설명했다.

노벨상 상금은 1000만 크로나(약 13억 원)이며, 이번 수상자 3명이 상금을 3분의 1씩 나눠 받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물리학상에 이어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앞서 3일에는 생리ㆍ의학상 수상자(스반테 페보ㆍ스웨덴)를 선정해 발표했다.

시상식은 관례대로 노벨의 기일(12월 10일)을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던 2020년과 2021년의 수상자들도 이번에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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