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이 영구 결번으로 남는다.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이대호의 은퇴식과 함께 영구결번식이 진행됐다. 이로써 이대호의 10번은 롯데의 전설이 됐다.
이날 열린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은 이대호의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다. 이대호의 은퇴식은 경기 후 진행됐고, 경기는 3-2로 롯데의 승리였다.
뒤이어 열린 은퇴식에서는 영구결번식도 함께 진행됐다. 신동빈 롯데 구단주가 경기장을 찾아 이대호에게 직접 영구결번 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영구결번 반지에는 이대호가 롯데에서 보낸 시간, 등번호 10번, 타격 7관왕 기록, 그의 타격폼, 탄생석 등이 새겨져 있다.
또한 신 구단주는 이대호가 부산시민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부산에 1억원의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대호 역시 신 구단주에게 답례품으로 자신의 실착 글러브를 전달하며 훈훈한 시간을 가졌다.
이날 롯데에서 결번이 확정된 10번은 고 최동원 선수의 11번 이어 두 번째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선배 마해영이 달았던 49번을 사용하다가 2005년부터 10번을 선택해 약 17년간 사용했다.
이대호는 마지막 고별사를 읽으며 아쉬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오늘이 세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이다. 이날 은퇴식을 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슬프다”라며 “난 많이 부족한 선수였고 지금도 눈을 감으면 내가 한 실수들, 놓친 기회들이 생각나 잠을 설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팬 여러분은 두 번의 실수보다 한 번의 홈런을 기억해주셨고 내가 타석에 설 때마다 ‘이번에는 꼭 해낼 것’이라고 믿음으로 응원했다”라며 “그 순간만큼 실수했던 기억을 잊고 정말 잘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둘렀다. 다 팬들이 보내주신 절대적 응원 덕분이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배트와 글러브 대신 맥주와 치킨을 들고, 두 아이와 함께 야구장을 찾겠다. 롯데 선수였던 이대호는 내일부터 롯데 팬 이대호가 되겠다”라며 “팬 여러분이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러주셨던 이대호는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하겠다. 회장님과 롯데 관계자, 팬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마지막으로 오픈카를 타고 사직구장을 돌며 팬들과 인사한 이대호는 롯데 선수단의 헹가래를 받으며 22년 프로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