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원으로 2배 ‘껑충’
외지인 거래 1014건 ‘1위’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
외지인 투자자 발길 몰려”
“2년 전만 해도 투룸이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8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월세 160만~180만 원 선으로 올랐습니다. 공급은 한정적인데 수요는 넘쳐나다 보니 지금도 오르는 추세에요. 아직 더 오를 여지가 많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어요”(김동규 경기 평택시 헤리움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과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경기 평택시 일대가 시골 동네에서 지역 경제의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곳과 인접한 가재동, 고덕동, 송탄동 소재 임대상가는 이미 1억 원대 보증금과 월세 1500만 원 수준으로 올라 서울 강남권 인기 지역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7일 기자가 방문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공사차량 수십 대가 빼곡히 들어선 방대한 규모의 건설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로 덤프트럭·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바삐 오가며 안전모를 쓴 근로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평택캠퍼스에는 삼성전자 임직원 1만 명과 협력사·건설사 직원 6만 명이 일하고 있다.
이곳은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평택캠퍼스는 총 6개의 반도체 팹(공장)으로 구성되며, 부지 면적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총 289만㎡다. 165조5000억 원 상당의 생산 유발효과와 44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다.
이 외에도 브레인시티 조성사업 등 대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르면서 외지인들의 발길이 평택으로 향하고 있다.
브레인시티는 도일동 일원 483만㎡에 산업단지(146만㎡)와 주거시설(336만㎡)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 공정률은 47.7%로 내년 12월 개발이 완료되면 1조300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8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수도권 외지인 주택거래 현황을 보면 평택시는 3255건 중 1014건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 김포시(1180건 중 619건), 3위 인천 부평구(1317건 중 578건)보다 2배가량 많다.
평택시 고덕면 A공인 관계자는 “4~6공장이 완공되기까지 최소 10년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며 “평택이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평소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가 단기간 머무를 수 있는 월세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조사 결과 평택시 아파트 평균 월세는 올해 8월 기준 78만5000원으로 작년 동기(70만1000원) 대비 12.0% 올랐다.
특히 월세가 오르면서 아파트값까지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경기도 평택시 고덕동 ‘고덕국제신도시 파라곤’ 전용면적 84㎡형은 올해 2월 8억75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이는 지난해 4월 7억8000만 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1억 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이후 6억 원까지 떨어진 집값은 다른 지역들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에도 7억 원대를 회복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호가는 8억~9억50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평택은 도시개발사업과 고덕국제신도시 조성 등으로 미래가치에 대한 잠재력이 남아있는 곳”이라며 “비규제지역은 전매뿐 아니라 1순위 청약 자격 및 대출 부담도 덜하므로 실수요자와 외지인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