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K푸드①] 한식 해외 수출 증가세…작년 100억 달러 돌파
# 어디선가 봤던 익숙한 외국인이 한식당에서 혼자 삼겹살을 굽고 있다. 영화 ‘007 카지노로얄’과 ‘닥터스트레인지’에서 ‘빌런(악역)’으로 나와 국내서도 유명한 배우 매즈 미켈슨이다. 테이블에는 국내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찌게를 비롯해 여러 밑반찬이 놓여있다. 압권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의 모습이다. 영화 ‘킹스 랜드’ 촬영 차 체코 프라하에 머물고 있는 그는 이 한식당에 2주동안 무려 8번이나 다녀갔다고 한다.
K팝의 글로벌 인기에 더해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문화콘텐츠로 급부상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18개국 15~59세 현지인 중 한국 문화 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해외 한류 실태’에 따르면 한식은 뷰티와 음악, 패션, 게임 등을 뒤로하고 한국 문화콘텐츠 인기도 1위에 올랐다. 한국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이미지 조사에서도 한식은 K팝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한식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이들의 1년 내 이용률은 87.4%에 달하며 한달 평균 지출액은 2020년 18.7달러에서 24.7달러로 32% 늘었다. 주요 접촉 경로는 SNS(소셜 네트워크 시스템)과 한국 영상물, 유튜브 등으로 파악됐다.
실제 최근 한국 음식의 해외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물 식품 수출액은 2020년보다 15% 증가한 113억6만 달러로 역대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중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85억4000만 달러, 수산식품은 28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2.9%, 22.4% 늘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외국 방송이나 잡지를 찾기도 어렵지 않다. 지난해 말 캐나다의 더 트래블 매거진(The Travel)은 ‘한국의 소불고기와 비빔밥’을 소개하면서 한국을 처음 여행하는 사람이 접할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라고 소개했고, 같은달 영국 더 선데이 텔레그래프(The Sunday Telegraph)는 ‘한국 미식여행’에 대해 소개하며 볶은 채소에 고추장을 곁들여 먹는 비빔밥을 조명했다. 주로 한식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의 구독자 수는 540만 명을 자랑한다.
한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식품업체들도 ‘핫’해기지는 마찬가지. 지난 6월 글로벌 외식업 전문지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Nation’s Restaurant News)는 ‘미국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외식 브랜드’ 25개를 선정했는데, 치킨 업체 BBQ는 2위를 차지했다.
미국 요리학교 CIA는 ‘아시아 5개국의 식물성 요리’를 주제로 한 요리 교육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스님이 풀무원 두부를 활용해 직접 만든 사찰 음식 요리법도 촬영해 교육 자료로 쓰기로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글로벌 식문화가 고도화 되는 가운데 한식이 건강하고 고급 음식으로 이미지 메이킹 되고 있고, 식품 업체들의 상품 수준도 높은 만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꾸준히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