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상품체계를 두고 지마켓(G마켓)이 11번가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지마켓(G마켓)이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3부는 14일 지마켓이 11번가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지마켓은 2017년 오픈마켓 웹사이트 체계인 ‘상품 2.0’ 플랫폼을 개발했다.
종전 오픈마켓은 여러 상품을 한 화면에 묶어 광고하면서 그중 가장 저렴한 가격만 표시했다. 소비자가 첫 화면에서 7000원대 신발 링크 하나만 볼 수 있지만, 그것을 클릭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면 1만 원대 이상의 다른 신발들이 나오는 형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시스템이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다고 보고 지마켓과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에게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지마켓의 ‘상품 2.0’은 공정위 지적을 받아들여 웹사이트 최초 화면에 상품별로 광고를 따로따로 노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지마켓은 이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판매자가 개별 품목 단위로 상품을 등록하도록 강제했다. 대신 한 화면에 상품을 묶음으로 보여주려는 판매자를 위해 일부 상품을 자동으로 함께 노출할 수 있는 ‘그룹핑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후 11번가가 내놓은 ‘단일 상품 서비스’가 ‘상품 2.0’과 유사한 형태를 보여 문제가 발생했다. 지마켓은 자신들의 투자·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11번가가 무단 사용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으므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을 2년여간 심리한 대법원은 11번가의 손을 들어줬다. 그룹핑 서비스 등 ‘상품 2.0’에 구현된 기술이 보호할 가치가 있을 정도로 고도화했거나 독창적인 성과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11번가 역시 자체 연구 성과와 오픈마켓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서비스를 구축했으니 무단 사용도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사이의 플랫폼 성과 도용 행위에 대해 최초로 판단한 사례”라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