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시리즈C 유치…명품 플랫폼 잇단 투자 훈풍 이유는

입력 2022-10-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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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시장은 경기 침체와 관련 없어
-플랫폼 구매 거리낌 없는 MZ세대
-투자받은 만큼 매출 올리려면 브랜드 인지도 높여야

▲명품 플랫폼 '발란', 시리즈C 유치 (발란)

명품 플랫폼 ‘발란’이 25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스타트업 혹한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위축됐지만 명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인 신한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다올인베스트먼트 등의 참여로 200억 원을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이달 말 기존 FI의 추가 납입이 예고돼있어 총 250억 원 규모로 이번 시리즈C 라운드를 마감할 예정이다.

(트렌비)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말이 나오지만 발란 외에도 명품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트렌비는 올해 8월 350억 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이후 유치한 투자 금액 중 가장 큰 액수다. 머스트잇 역시 올해 6월 CJ ENM에서 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CJ ENM은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섰기 때문에 양사는 커머스 사업 외에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과 공동 단독상품 기획‧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하게 됐다.

명품 플랫폼사들의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발란은 2017년 영업 이익율이 1.74%였지만 매년 하락해 지난해 말 기준 -35.55%를 기록했다. 트렌비 역시 작년 말 기준 영업 이익율이 -151.78%를 나타냈다. 머스트잇 역시 -50.37%를 기록했다. 명품 플랫폼의 영업 이익률만 따지고 보면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다.

스타트업계에서는 명품시장 자체의 성장성에 집중해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봤다. 금리‧물가‧환율 등이 모두 높아지고 있지만 명품 시장은 이와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발란의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한 다올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3고 현상으로 명품 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온라인 시장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며 “발란의 경우 경쟁사 대비 고객관리가 잘 되어 있어 높게 산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소비하는 데 익숙한 MZ세대가 소비 주체로 나섰다는 것 역시 명품 플랫폼 투자 증가의 요인이다. 명품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MZ세대는 실물을 보지 않고 구매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명품도 플랫폼에서 사기 때문에 오프라인 명품 시장보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투자 유치가 더 쉽다는 해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것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한 만큼 MZ 세대의 접근성이 높다”며 “온라인 명품 시장에 대한 수요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머스트잇)

다만 투자받은 만큼의 매출을 올리려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명품 시장 자체의 성장과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가 올라가면 명품의 가치가 오히려 높아져 선호도가 올라간다”면서도 “명품 플랫폼의 이용률은 인지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시장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명품 시장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의 불황이 더 장기화되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것은 명품 거래 플랫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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