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부동산발 경제위기 ‘성큼’

입력 2022-10-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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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년물 모기지 금리 마지노선 7% ‘뉴 노멀’
10월 주택시장지수, 10년 만에 최저
영국 2·5년물 모기지 금리, 14년 만의 최고치
중국은 이미 위기 심화, 경제 전반 확산 우려
한국, 주담대 고정금리 연 7% 넘겨

세계 곳곳에서 부동산발 경제위기가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중앙은행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 위기에 놓였고 이미 위기가 닥친 중국은 그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도 부동산발 경제 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30년물 모기지 금리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가 ‘뉴 노멀’이 될 형국이다.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이 집계한 30년물 금리는 지난주 6.92%까지 상승해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나 부동산시장 전문매체 모기지뉴스데일리가 집계한 30년물 금리는 이미 7%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모기지 금리 상승에 미 부동산 시장은 침체 위기에 빠졌다. 주택건설업체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10월 주택시장지수는 38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충격을 받은 2020년 봄을 제외하면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최근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영국에선 이날 2년물과 5년물 모기지 금리가 각각 6.53%와 6.36%를 기록해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영국 왕립 조사기관인 RICS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시장이 모멘텀을 잃고 있다”며 “시장에 폭풍 구름이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소재 리서치 업체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로실리아 야오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은 이미 일어났다”며 “부동산 불황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힘든 시기가 올해 시작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대출 금리가 지속해서 오르면서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다는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9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59~7.038%로 상단이 연 7%를 넘겼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연 3.40%로 전월보다 0.44%포인트(p) 오른 것을 반영한 결과다.

이미 연 7%를 넘긴 주담대 고정금리는 다음 달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추가 단행하면 연 8%를 넘어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대출 금리는 오르는데 집값은 지속해서 하락하면서 영끌족들의 부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변동률은 전주보다 0.03%p 떨어진 -0.23%를 기록했다. 2012년 5월 부동산원의 시세 조사 시작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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