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매년 약 3000명씩 떠나
수천 명 정년퇴직해도 신규채용 無
사측 "하청 근로자 수천명 정규 전환中"
車업계 "정년퇴직으로 자연 감소 유도"
현대자동차ㆍ기아의 생산직 근로자 가운데 약 3000명(1962년생)이 올 연말 정년퇴직으로 생산 현장을 떠난다.
이런 추세는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생산직 신규 채용은 사실상 0명. 사내하청 근로자의 대규모 정규직 전환과 직군 전환(영업직→생산직) 등을 추진해온 탓에 신규 채용 여력은커녕 '생산직 과잉 상태'를 겪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 연말 정년퇴직을 앞둔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2022년 퇴직 예정자 교육’을 진행 중이다.
생산직 근로자 가운데 정년(만 60세)에 따라 퇴사하는 근로자는 현대차가 약 2210명, 기아는 770명이다. 이들은 '만 60세가 되는 해 12월까지 근무할 수 있다'라는 근로계약(단협 사안)에 따라 오는 12월 말 퇴사한다.
현재 진행 중인 퇴직 교육은 회사생활의 마무리를 돕는 한편, 제2의 인생 설계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현대차는 울산과 아산ㆍ전주공장 내 사내 교육장을 활용하고, 기아도 광명과 화성, 광주교육센터 등에서 진행한다. 일정은 12월 초까지 16차에 걸쳐 진행한다.
이처럼 현대차와 기아를 떠나는 정년퇴직자는 2025년까지 매년 30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인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989명(현대차 기준ㆍ1961년생)이 정년을 채우고 회사를 떠났다. 내년(2023년)에는 퇴직 예정자 규모가 소폭 감소했다가 이후 증가세로 전환한다. 2025년에 다시 2100명을 웃돌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확한 퇴직자 규모를 놓고 확정이 아닌, 전망치를 내놓는 이유는 정년을 앞두고 개인 사정으로 미리 퇴직하는 근로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2210명을 시작으로 △2023년(1963년생→1945명)과 △2024년(1964년생→1973명) △2025년(1965년생→2115명) 등 매년 2000명 안팎의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가 회사를 떠난다.
올해 770명의 생산직 근로자가 정년퇴직하는 기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25년까지 매년 1000명 안팎의 근로자가 정년퇴직한다.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해 매년 약 3000명이 회사를 떠나는 셈이다.
반면 최근 생산직 신규 채용이 0명에 그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생산ㆍ기술직을 신규채용한 이후 새로 뽑은 신규 생산직이 없다. 그나마 지난해 기아가 5년여 만에 생산직 공개 채용에 나선 게 전부다.
지난해 기아가 생산직 100명을 신규 채용하는데 지원자만 약 5만 명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직 신규 채용에는 사회적 관심이 쏠려 있기도 하다.
정년 퇴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음에도 신규 채용에 인색한 이유는 사 측이 생산직의 자연감소를 유도 중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전기차의 경우 공정이 단순해진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부품의 가짓수도 줄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생산 인력이 감소했으나 경직된 노사 문화 탓에 인위적으로 인력을 줄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정년퇴직을 통한 인력 자연 감소'에 의존하면서 인력감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노사 합의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2023년) 상반기에 생산ㆍ기술직 신규 채용을 준비 중이다”며 “구체적인 채용 시점과 규모 등은 올 연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그동안 5000명 넘는 사내 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었다"라며 "그사이 (생산직) 신규채용은커녕, 실상은 생산직 근로자 과잉 상태를 어렵게 감수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