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79) 전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했다.
후 전 주석은 이날 오전 11시 15분(현지시간) 중국 내외신 취재진이 인민대회당 만인대례당에 입장할 당시 수행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과 대화하고 있었다. 우측에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좌측에는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각각 앉아 있었다.
후 전 주석은 수행원과 대화한 뒤 시 주석 및 리 위원장과도 잠시 대화했다. 잠시 뒤 후 전 주석은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퇴장하기 전 시 주석에게 다시 무언가를 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리고는 시 주석 옆에 앉아 있던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토닥이며 짧게 말을 건네기도 했다.
후 전 주석이 퇴장한 뒤 시 주석은 옆자리에 있던 리 총리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가 왜 갑자기 퇴장했는지, 시 주석과 후 전 주석이 어떠한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공산당은 후 전 주석 퇴장 뒤 당초 계획대로 업무보고와 당장 수정안 등을 처리했다.
AFP 통신은 "노쇠해 보이는 후진타오는 처음에는 자리를 뜨기를 주저하는 듯 보였으나 수행원과 대화를 나눈 뒤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폐막식 현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에 착석해 있던 그는 자리를 뜨면서 시 주석, 리커창 총리와 짧게 대화를 나눴고 리 총리의 어깨를 토닥였다"며 "그가 왜 현장을 떠났는지에 대한 공식 설명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2013년 은퇴한 후 전 주석은 지난 16일 당 대회 개막식에 참석했을 때도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입장했다. 당시 그가 자리에 앉을 때 시 주석이 그의 팔을 부축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후 전 주석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리커창·왕양·후춘화가 그의 핵심 세력이다.
이번 당 대회에서 공청단 출신이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과의 경쟁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이냐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이날 발표된 20기 중앙위원 명단에 리커창, 왕양은 포함되지 않아 최고 지도부에서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