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선수촌, 화곡, 원효 등 60만㎡ 폐지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근거인 ‘아파트지구’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2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내 아파트지구 14곳을 단계적으로 폐지·축소하는 내용의 ‘용도지구 및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결정(변경) 의견청취안’을 지난 17일 시의회에 제출했다.
아파트지구는 1970년대 고도성장기에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1976년 당시 도시계획법에 따라 도입됐다. 아파트의 집단적인 건설에 목적이 맞춰져 있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근린생활시설 허용 등 다양한 주거 요구를 수용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시는 “현실에 맞지 않는 도시관리 수단인 아파트지구 및 개발기본계획을 단계별로 폐지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폐지 대상은 아시아선수촌(18만3195㎡), 화곡(38만4517㎡), 원효(2만7117㎡) 등 3곳이다. 폐지 면적은 59만4829㎡에 이른다.
나머지 11곳은 축소된다. 반포는 269만→44만㎡, 잠실은 235만→28만㎡, 압구정은 151만→92만㎡, 서초는 119만→17만㎡, 청담·도곡은 106만→9만㎡, 여의도는 55만→30만㎡로 각각 줄어든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54개 주택단지는 정비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일단 폐지 대상에서 제외했다. 압구정 미성 1∼2차·현대 1∼14차·한양 1∼8차, 여의도 목화·한양·시범·미성·광장·삼부, 잠실 장미 1∼3차, 반포주공(3주구), 반포 우성, 청담 삼익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추후 사업 추진 경과에 따라 개별적으로 해당 지역의 아파트지구를 해제할 방침이다.
축소와 폐지를 통해 14개 아파트지구 면적은 총 1119만㎡에서 257만㎡로 줄어든다.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폐지하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제도 변화에 맞춰 서울시는 2017년 4월 아파트지구를 일괄 폐지하고, 종합적 도시관리 체제인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시행계획을 수립했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폐지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이달 7∼20일 주민공람을 진행했다.
아파트지구가 최종 폐지되려면 시의회 의견 청취 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아파트지구를 대체할 지구단위계획도 나와야 한다.
지구단위계획은 현재 구역별로 수립 중이다. 시는 12월 도계위 심의를 받은 뒤 내년 1월 이후부터 지구단위계획과 함께 아파트지구 폐지·변경안을 차례대로 고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