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비 2주 빠른 전파, 전국 확산 가능성…가격 인상 조짐도
겨울철이 가까워지면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 야생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된 이후 가금 농장에서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칫 '금(金)계란'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24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이날 오전까지 야생조류에서 4건, 가금농장에서 2건이 확인됐다.
야생조류에서는 이달 10일 충남 천안에서 가장 먼저 확인됐다. 발생 시기는 지난해보다 2주 정도 빨라졌다. 이후 인천 옹진과 충북 충주, 경남 김해에서 확인된 조류인플루엔자도 고병원성으로 파악됐다. 야생조류를 통해 전파가 되는 이상 사실상 전국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우려 지역이 됐다.
가금농장에서는 19일 경북 예천의 종오리 농장에 이어 22일에도 육용종계 농장에서 확진 사례가 나왔다. 예천의 경우 두 농장 간 거리가 10㎞ 이내였고, 3만2000마리의 가금을 살처분했다.
특히 올해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올해 유럽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전년 대비 82.1% 급증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 등에서 감염된 철새의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 우려되면서 계란 가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금농장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총 46건 발생했고, 713만4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상대적으로 큰 확산이 없었지만 특란 1판(30개) 가격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전인 10월 6100원대에서 올해 1월 6400원까지 올랐다.
올해도 가격 인상 분위기가 시작된 것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가격 정보에 따르면 23일 기준 특란 1판의 가격은 6537원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일인 19일 6470원 이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에서는 해당 업체(마니커)의 가금농장·축산시설·축산차량에 대해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중수본 관계자는 "농장 간 이동을 막아 수평 전파 위험요인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외부와 농장의 철저한 분리 등 농가의 참여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