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의 계절이 돌아온다…미국 ‘트리플데믹’에 초긴장

입력 2022-10-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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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년보다 빨리 확산
RSV도 소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BQ1·BQ.1.1 등 새 코로나19 변이 속속 출몰

▲미국 버몬트주 브래틀버로에서 한 남성이 독감 예방 주사를 맞고 있다. 브래틀버로(미국)/AP뉴시스
겨울이 다가오면서 또다시 전염병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3가지 전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리플데믹’ 우려로 초긴장 상태에 빠져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 내 독감 확산세가 예년보다 빨리 시작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3가지가 동시에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올겨울은 사무실 복귀·등교 재개와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규제가 사라져 이를 통한 감염병 예방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통상 미국에서 독감은 10월에 시작돼 12~다음 해 2월 정점에 달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미국 전역 독감 확진 판정 비율은 3% 정도인데, 일부 남동부 주에서는 10%를 넘겼다. 코로나가 덮치기 전 미국에서는 매년 겨울 독감으로 수만 명이 죽었다. 2018~2019년 독감 사망자는 2만8000명이었다.

RSV도 이미 어린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여러 주(州) 소아과 병원 의료 체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RSV는 아직 예방 백신이 없는 상태다. 현재 두 종류의 약물이 임상시험에 있다. NYT에 따르면 매년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1만4000명, 5세 미만 어린이 300명 정도가 RSV로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BQ1과 BQ.1.1이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주 전만 해도 3%에 그쳤던 전체 코로나19 확진 사례 중 비율이 11%로 급증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XBB.1도 미국에서 확인됐다. 면역 회피성이 높은 변이로 꼽히는 BA.2.75.2도 나타났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독감 RSV 감염이 중증을 유발하지 않고 경미한 증상으로 지나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염병 확산세가 급속도로 진행될 경우 또다시 의료 체계가 마비되는 상황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앤드루 리드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진화미생물학 교수는 “이번 독감과 RSV의 영향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제 미지의 영역에 있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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