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증가·가격 상승·고환율로 매출 역대 최대
품질비용 1조5400억 반영한 영업익은 반토막
“품질비용 빼면 최대 실적…4분기 더 나을 것”
기아가 올 3분기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대규모 품질 비용이 반영되며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기아는 25일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3조1616억 원, 영업이익 7682억 원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세타2 GDI(직분사) 엔진 관련 1조5400억 원에 이르는 품질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1%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4.2% 하락한 3.3%를 나타냈다.
기아의 분기 최대 매출은 부품 수급이 개선되며 판매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기아는 이번 3분기 국내, 해외 시장에서 모두 전년 대비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6.2% 증가한 13만2768대를, 해외 시장에서는 10.7% 늘어난 61만9336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시장 전체로 따지면 9.9% 늘어난 75만2104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판매 증가뿐만 아니라 △EV6 등 신차 판매 본격화 △전반적인 판매가격 상승 △우호적 환율 효과까지 영향을 끼치며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판매의 경우 러시아 권역의 판매 중단 영향이 본격화했지만 △수익성 높은 타 권역으로의 물량 전환 △인도공장 3교대 전환 △신차 효과 등으로 대부분 권역에서 판매가 증가해 러시아 판매 감소분을 상쇄했다.
매출 원가율은 매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2.3%p 개선된 79.7%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율은 충당금 반영 등으로 6.5% 오른 17.0%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다. 1조5400억 원에 이르는 품질 비용 반영 때문이다. 품질 비용 반영을 제외할 경우 기아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2조31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3% 증가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경영 실적은 △판매 217만1590대 △매출액 63조3949억 원 △영업이익 4조60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20.4%, 18.5% 증가했다.
이번 3분기에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가 빠른 판매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기아의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EV6의 판매 호조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신차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8% 증가한 12만30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5.6%p 늘어나 16.8%를 달성했다.
기아는 4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기아는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심화,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을 예의주시하면서도 4분기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부품 수급 상황과 연계해 공급을 최대한 늘려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하고, 고수익 모델 중심의 판매 믹스로 수익성 강화를 지속한다.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에 부응하는 ‘제값 받기’ 정책도 이어갈 예정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올해) 3분기가 품질 비용을 제외하면 최고 실적이었고,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계획하고 있는 4분기 (판매) 물량이 분기 중에서 가장 크고, 환율 상태와 추세 등을 고려하면 4분기가 수익성 면에서는 가장 나은 실적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