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자정 원칙삼되 상습위반 사업자 공개와 제재 병행
부동산포털들이 제공하는 매물 정보의 신뢰성 제고와 상습적 허위 정보제공 중개업자들에 대한 규제를 위해 '클린센터(가칭)' 조성이 추진된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부동산정보제공업체들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단체 등이 주체가 된 클린센터위원회 조성이 추진중이다.
이 클린센터의 역할은 부동산 매물정보에 대한 자율적인 자정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운영될 계획이다. 아직 확정전이지만 클린센터가 허위매물 제공이 많은 부동산 공인중개업자들을 공정위에 통보해 행정상 제재를 가하거나 상습적인 정보 제공 위반 사업자들은 소비자에게 공개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추진중이라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소비자정보과 관계자는 "상습 허위매물 제공 중개업자들로 통보받은 업체들은 현장 조사를 통해 엄중처벌할 방침"이라며 "현행법상 표시광고법 외에 특히 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불응할 경우에는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해 과징금 또는 과태료 부과나 영업정지까지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제반작업 완료를 통해 이르면 상반기 중 클린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부동산포털들은 매물정보 등을 사이트상에 게재함에 있어 일선 공인중개사들로부터 제공한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꼼꼼한 필터링 없이 올려놓는 경우가 허다해 제공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야기돼 왔다.
최근 공정위는 처음으로 상습적으로 허위 매물 정보를 부동산포털사이트에 제공해 온 18개 공인중개사업자와 이들이 제공한 매물과 관련해 허위 기만 표시를 한 부동산뱅크, 조인스랜드, 부동산 114 등에 대해 시정조치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7개 공인사업자는 하나의 매물을 여러 개가 있는 것처럼 부동산포털에 중복게재해 온 사실이 적발됐다. 심지어 강남구 도곡동 소재 V 공인의 경우 인터넷부동산포털사이트에 중개할수 없는 75개의 아파트 매물을 중개가능한 매물로 게재해 온 사실도 적발됐다. 제공한 정보가 모두 가짜라는 얘기다.
허위 정보를 받은 NHN(네이버), 닥터아파트, 스피드뱅크, 부동산뱅크, 부동산114, 야후 코리아,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KB국민은행 등은 사실 확인여부 없이 이를 그대로 제공해 왔다.
또한 부동산뱅크, 조인스랜드, 부동산 114 등은 실제와는 다르게 '프리미엄매물', '24시간 이내 등록매물' 등으로 허위 표시해온 사실도 적발됐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내용들은 극히 일부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문제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부동산 포털들이 중개업자들로부터 제공받는 매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상습 위반 사업자에 대해서는 행정당국이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포털들은 중개사업자를 회원사로 모집해 연회비로 20만~200만원의 일정금액의 연회비를 받고, 자신의 사이트에 회원사들이 직접 부동산매물정보를 게재해 광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서울 개포동 소재 Y 공인 관계자는 "중개업자들이 낸 연회비 별로 부여되는 회원등급에 따라 계약기간동안 게재할 수 있는 매물의 수 등이 달라진다"며 "부동산포털들은 주요 고객이기도 한 중개업자들을 필터링 하는 것에 제약이 따르고 일부 중개업자들도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부동산포털에'낚시 매물'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얘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동산포털들의 경우 각각 만개가 넘는 회원 중개업자들로부터 수백만개의 매물 정보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한정된 인원으로 전수조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허위매물이 정확히 몇 건인지에 대해선 부동산포털도 공정위도 확인이 안된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이번에 적발해 낸 사례들도 한 시민단체와 연계를 통해 파악한 80개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부동산매물정보 클린센터가 가동된다 해도 빙산의 일각만 건드릴 뿐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수 조사는 할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상습위반 사업자들에 대한 공개와 제재를 취해 시장에 강한 신호를 보낸다면 허위매물정보 제공을 현저히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