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워홀 ‘마릴린 먼로’초상 NFT 유찰
부산시가 야심 차게 준비한 NFT(대체 불가능 토큰) 옥션은 컬렉터들의 지갑을 쉬이 열지 못했다.
28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WB(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 NFT 옥션에서는 곳곳에 텅 빈 자리가 눈에 띄는 가운데, 출품된 작품 중 상당수가 유찰됐다. 유찰된 작품 중에는 앤디 워홀의 상징적인 작품 ‘마릴린 먼로’(MARILYN DIPTYCH) NFT도 포함됐다.
블록체인 도시를 목표로 열린 이번 BWB 2022는 부대행사로 NFT 작품 옥션을 준비했다. 5번에 걸친 옥션을 통해 95점의 작품을 공개할 계획으로, 이날 오전 진행된 옥션은 전날 오후에 이어 진행된 두 번째 옥션이다.
옥션 순서는 △프리미엄 △아트실버(일반 원화 작품) △스탠다드 (실물, 오브제 등 컨텐츠 전체)로 나눠 진행됐다. 마릴린 먼로 NFT는 프리미엄 섹션에서 가장 첫 번째로 선보인 메인 작품으로, 호가 1000만 원부터 시작했지만 유찰됐다. 마릴린 먼로 실물 초상 중 하나인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이 지난 5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 9504만 달러(약 약 2500억 원)에 팔린 것과 대조된다.
이어 진행된 국내 일러스트레이터 ZIPCY 작가의 미공개 NFT 작품 역시 호가 100만 원으로 시작했지만 유찰됐고, 행사 마지막 다시 한번 경매를 진행해 70만 원에 낙찰됐다.
NFT와 실물 원화 작품을 함께 소유할 수 있는 아트 실버 섹션의 작품은 콜렉터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영하 작가의 ‘선라이즈’(Sunrise), ‘선셋’(Sunset)2는 각각 50만 원에 낙찰됐다. 고석원 작가의 ‘도킹’은 경매 시작가 10만 원으로 시작해 180만 원에 낙찰됐다.
김종원 코잼 NFT 전무이사는 “아무래도 NFT가 낯설다 보니 아직 투자에망설이는 분들이 많다”면서 “오늘 옥션은 오전에 일찍 진행되다 보니 (어제) 오후보다는 참가자들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미술 시장 규모는 올해 1조 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지만, NFT 시장은 이제 막 발을 뗀 상황이다. 글로벌 NFT 시장 역시 거시 경제 영향으로 침체한 상황이다. 지난달 글로벌 NFT 시장 규모는 4억 6600만 달러로 지난 1월 170억 달러와 비교해 약 97% 감소했다.
김종원 전무이사는 “젊은 작가에 관심이 많은 콜렉터 분들은 일찍이 NFT와 블록체인 기술에 눈을 뜨고 투자를 하고 계신다”며 “전 세계적으로 시장 자체가 넓어지고 있는데, 지금은 NFT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NFT 작품의 가치가 (실물 자산과) 1:1로 넘어간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믿고 도전해보라”고 강조했다.
NFT 기술은 문화 예술 분야에서 단순히 투자 자산으로서 넘어 저작권 보호, 기업 마케팅, 공연 티켓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ZIPCY 작가는 “작품이 알려진 후 무단 도용을 겪으면서 저작권에 무지한 현실에 대해 속상했었는데, NFT를 알게 된 이후 드디어 내 작품을 보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NFT 발행을)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