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LA에 법인 설립하며 북미 시장 진출
라네즈,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판매량 1위 달성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3분기 북미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500억 원 돌파에 성공했다. 방탄소년단(BTS) 미국 콘서트 스폰서로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이 빛을 발했다. 차별화된 품질도 매출 성장에 이바지했다. 최근 핵심 매출 지역인 중국 내 성장이 더딘 만큼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지역 사업을 계속 키운다는 전략이다.
1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북미 지역 매출액은 525억 원으로 작년(267억 원) 같은 기간보다 97% 성장했다. 북미 매출이 500억 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북미 지역 성장률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3분기 기준 유럽 지역 매출 신장률은 60%다. 아시아 지역은 마이너스(-22%) 신장률을 기록했다. 아시아 매출의 50% 이상을 책임지는 중국에서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아모레퍼시픽은 1986년 로스앤젤레스(LA)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북미에 처음 발을 디뎠다. 전 세계 뷰티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지역인 만큼 일찍이 진출을 시도했다. 이후 교민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다. 글로벌 업체들의 강세로 현지인들에게 한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존재감을 키우고자 핵심 브랜드들을 현지에 선보였다. 2010년 설화수, 2014년 라네즈가 미국에 진출했다. 설화수는 아시아의 진귀한 원료에 피부 과학기술을 접목한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결과 미국, 캐나다 등 주요 도시의 최고급 백화점에 설화수가 입점했다.
라네즈는 지난해 BTS 미국 콘서트에 스폰서로 참여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은 적중했다. 라네즈는 올해 7월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 판매량 전체 1위에 올랐다. 프라임 데이는 아마존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다.
아모레퍼시픽은 적극적인 투자로 북미 지역 성장을 이어간다. 올해 9월에는 미국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인 ‘타타 하퍼’를 인수했다. 타타 하퍼 인수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유상 증자로 약 1681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타타 하퍼는 제품 개발부터 포장까지 모든 과정에서 클린 뷰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로 북미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북미 사업 성과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해외 사업 중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아시아 지역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3348억 원)에서 아시아(2742억 원) 비중은 무려 약 82%에 달한다. 아시아에서의 부진 여파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1조218억 원) 동기 대비 15.9% 감소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지역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변화를 시도했다”며 “4분기부터는 이런 노력의 결실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