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장악 시 우크라 지원책 축소될 가능성
코로나19 백신 등 해외지원 예산 규모에도 영향 줄 듯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쟁점으로 거론됐던 현안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들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이슈가 우크라이나 지원책이다. 미국 정부는 파병과 같은 직접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지만, 첨단 무기를 비롯한 대규모 군사적 지원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안보 지원은 약 179억 달러(약 25조58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책에 대한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당장 중간선거 결과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책의 축소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이미 이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최근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이 되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쓰지 않겠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규모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견제를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 의회진보모임(CPC) 소속 하원의원 30명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낸 서한을 보냈다.
이들 의원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를 공언한 공화당에 실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고조되자 이 같은 주장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미국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간선거 기점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책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힐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기를 잡게 되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의회와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상원 외교위원회를 포함한 미국 의회 상임위원회들의 의원 배정이 달라질 수 있다.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될 경우 바이든 정부가 지명한 각국 대사나 정부 주요 직책에 대한 의회 인준 절차가 더 느려질 수도 있다.
중간선거는 의회가 승인하는 정부 지출 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예산안은 미국 내에도 영향을 주지만, 개발도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지원책과 군사지출은 동맹국에도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대(對) 중국 스탠스나 접근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대중 정책은 초당적 합의에 따라 반도체와 같은 분야에서 중국 견제에 나섰지만,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정책에 대한 의회와 바이든 행정부 사이에 의견차가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