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추진 맞나?…푸르밀, 대리점에 계약종료·낙농회엔 원유 공급중단 요청

입력 2022-11-03 16:2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뉴시스)

푸르밀이 대리점에 계약 종료를 안내하고, 낙농진흥회에는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측은 최근 협상 과정 중 사측이 매각 추진을 언급해 놓고,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푸르밀은 지난달 말 신동환 대표이사 명의로 전국 500여 대리점에 ‘사업종료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는 “경영상황 악화 등 내부 사정으로 인해 2022년 11월 30일자로 유가공품 사업을 종료할 예정”이라며 “당사는 2022년 11월 30일자로 귀사(개별 대리점)와의 모든 계약을 종료하고자 하며 이후에는 당사와의 거래관계가 계속 유지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적혀 있다.

같은날 푸르밀은 낙농진흥회에 원유 공급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결과 이달 1일부터 낙농진흥회는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 푸르밀은 대부분의 원유를 낙농진흥회로부터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한다. 이에 따라 먼저 이마트 노브랜드 ‘굿 밀크’ 제품 납품을 이달 5일부터 중단한다.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하는 축산 농민들이 서울 푸르밀 본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푸르밀 우유를 건물을 향해 던지고 있다. (뉴시스)

문제는 같은날 푸르밀은 교섭을 통해 노조에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는 점이다. 푸르밀은 지난달 24일 오후 첫 교섭을 가진 후 지난달 31일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에 걸쳐 2차 교섭을 진행했다.

당시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교섭 직후 “신 대표로부터 현재 회사 매각 절차를 추진 중으로, (푸르밀을) 인수하려는 기업이 한 곳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사측이 추후 매각 진행 사항과 구조조정 조건 등 구체적인 기준안을 공유해 상생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리점과 계약 종료와 원유 공급 중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노조 측은 반발하고 있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이투데이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영업권이 죽으면 매각이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하며 “최근 모습을 볼 때 매각을 추진 중인 회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사측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일은 전혀 모른다”면서 “따로 회사에 (매각) 소문이 돌거나 구체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업체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푸르밀 노사는 오는 4일 오후 3차 교섭을 진행한다. 김 위원장은 “매각이 진행 중이라고 하면 최근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고, 매각이 실제 진행 중이라고 하면 정리 해고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