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 발표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을 지원해 국내 민간자본 유입 촉진
-글로벌 자본 유치를 확대하고, 선진 벤처금융기법 도입
정부가 벤처 투자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 민간 벤처모펀드를 조성한다. 5조 원 수준인 글로벌펀드 규모를 내년 말까지 8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사모펀드 자금이 벤처펀드에 유입돼 중간회수시장을 활성화 하도록 유인책을 마련한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유치를 위해 조건부 지분전환계약 등도 도입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에서 보고한 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한 벤처투자 활력 지원을 비롯해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 △글로벌 자본 유치 확대 △선진 벤처금융기법 도입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벤처펀드 결성 규모를 연간 8조 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 2017년에서 지난해까지 연평균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약 6조 원대였다.
정부는 벤처 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아 펀드를 결성한 모태자펀드 운용사에 운용경비를 추가 지급한다. 또 사모펀드의 자금이 벤처펀드에 유입돼 중간회수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컨더리벤처펀드에 출자하는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정부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신설한다. 세컨더리벤처펀드는 다른 벤처펀드가 보유한 창업·벤처기업 구주를 매입하거나 기존 출자자 지분을 거래하는 펀드다. 사모펀드가 벤처펀드 출자로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사모펀드 출자자의 주식 양도차익을 비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민간 벤처모펀드도 조성한다. 민간 벤처모펀드는 민간 출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벤처펀드(자펀드)에 출자하는 민간형 재간접펀드다. 최근 글로벌 벤처 선진국들은 ‘정책 모펀드’에 ‘민간 모펀드’를 운영, 민간자본 유입을 활성화 하고 있다. 작년 11월 기준 미국, 중국, 캐나다, 영국, 독일 등 7개국은 민간 모펀드를 약 22개 조성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민간모펀드는 펀드운용 능력과 투자 전문성을 갖춘 대형 벤처캐피탈이 운용해 안정성이 높다"며"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고, 여러 벤처자펀드에 분산 출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법인 출자자의 법인세액 공제 및 개인 출자자의 소득공제 △모펀드 운용사의 펀드 자산관리 및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개인 출자자 및 운용사의 창업·벤처기업 주식 양도차익 비과세 등 세제 인센티브 지원을 추진한다.
글로벌 자본 유치도 확대한다. 정부 모태펀드가 해외 벤처캐피탈과 함께 조성하고 있는 글로벌펀드를 내년까지 누적 8조 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작년 말 기준 누적액(4조9000억 원)대비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또 미국 중심에서 중동, 유럽 등으로 조성 범위를 넓혀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영역도 확장한다.
선진 벤처금융기법 방안으로 조건부 지분전환계약과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를 도입한다. 조건부 지분전환계약은 스타트업에 먼저 대출을 실행한 뒤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가 확정된 이후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수단을 다양화 하기 위해 도입이 결정됐다. 투자조건부 융자제도는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를 받기 전까지 자금 부담을 낮출 수 있게 금융기관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저리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금융기관은 스타트업의 신주인수권을 담보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하고,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한 뒤 대출을 상환받게 된다. 정부는 벤처펀드가 금융기관 차입이 가능한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벤처 투자시장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은 최근 벤처시장이 3高(3고,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대내외 경기 악화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2분기까지 성장세를 이어오던 벤처투자실적은 3분기 들어 크게 줄었다. 경기둔화 전망에 따른 투자집행 연기로 작년 3분기 대비 8388억 원이 감소했다.
중소형 벤처캐피탈은 펀드결성이 어려워졌고, 증시 하락으로 유망 벤처‧스타트업들이 상장(IPO)을 연기하면서 벤처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도울 글로벌 자본 유입도 정체되고 있다.
이영 장관은 “벤처투자시장의 활력은 벤처·스타트업의 성장으로 직결된다”며 “민간자본이 자생적으로 유입되고, 글로벌 자본이 우리 벤처·스타트업을 주목해 적극 투자하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