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소전기차 첨단기술 빼돌린 현대차 연구원 등 3명 기소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박진성 부장검사)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핵심 부품기술을 국외로 유출한 현대차 책임연구원 1명과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CY뮤텍 임‧직원 2명 등 총 3명을 산업기술 유출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자동차‧기아 양재 사옥.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산업보호 중점검찰청인 수원지검 수사 결과 현대차와 국내 GDL(Gas Diffusion Layer) 제조사 JNTG가 수년간 공동 개발, 국산화에 성공한 수소연료전지 핵심부품 GDL 관련 기술자료를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현대차 1차 협력회사이자 미국 아브카브사(社)의 GDL 대리점인 CY뮤텍에 유출했다. CY뮤텍 임직원들은 이를 아브카브에 누설한 사실이 드러났다.

GDL이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내에서 반응물질인 수소와 산소를 확산시키고, 생성된 물을 배출시키는 역할 등을 하는 핵심부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서 첨단기술로 지정된 상태다.

피해 기업인 현대차는 우리나라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등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업계 선두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글로벌 수소전기차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2020년 기준 약 69%에 달한다.

현대차는 2013년 1세대 수소전기차 양산, 2018년 2세대 수소전기차 출시 후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위해 70명의 전담 연구개발 인력, 556억 원의 연구개발 비용 등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수원지방검찰청)

올해 8월 CY뮤텍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9~10월 피의자 등 관련자 소환 조사를 마치고, 이달 7일 피의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현대차 책임연구원에 대해서는 지난 9월 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그 다음 달인 10월 5일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피고인들의 본건 범행으로 피해회사와 국내 GDL 제조사가 수년간 공동 개발해 힘겹게 국산화에 성공한 3세대 GDL 기술이 미국의 GDL 제조사에 그대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불구속 기소한 3명에게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국외누설 등),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앞으로도 수원지검은 첨단산업보호 중점검찰청으로서 첨단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