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금액은 언급 안해...법적 구속력도 없어
세계최대 가상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경쟁업체 FTX를 인수한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자오 장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와 샘 뱅크먼-프리드 FTX CEO는 트위터를 통해 양사가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FTX를 구제 인수하는 형태다.
자오 CEO는 "FTX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해왔다"면서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FTX를 완전히 인수하고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구속력 없는 사업의향서(LOI)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 FTX CEO는 "우리는 출금 잔고를 정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것이며, 모든 자산은 1대 1로 커버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바이낸스에 (인수에) 참여하도록 요청한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향후 며칠 내에 회사 자산 상황 점검을 실시한 후 세부 인수·합병(M&A) 세부 사항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자오 CEO는 "언제든지 거래를 철회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FTX는 뱅크런이 발생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관계사 알라메다리서치에 대한 재무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자오 CEO가 FTX가 발행한 토큰인 FTT 보유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2만 달러(약 2764만 원) 아래로 급락했다. 이더리움과 바이낸스코인, 리플 등도 일제히 내림세다.
FTX의 유동성 위기와 이로 인한 바이낸스와의 인수 합의 소식에 주식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10.8% 급락했고, 로빈후드도 19% 폭락했다. 이밖에 실버게이트와 리오트블록체인 등 가상자산 관련주들도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