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이민자 2세, 지역구인 뉴저지주에서 자라
빛바랜 아메리칸 드림 되살리기 위해 정치 도전
2018년 하원 입성하며 2020년 재선, 올해 3선 성공
한인 2세인 앤디 김 민주당 소속 미국 하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3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3선 연방의원 고지에 올랐다. 한국계 3선 연방 의원 탄생은 1996년 김창준 전 의원 이후 26년 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의원이 공화당의 밥 힐리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개표율 95% 기준 김 의원은 54.9%를, 힐리 후보는 44.2%를 각각 득표했다.
김 의원의 당선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뉴저지주 3선거구는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많은 표를 얻었을 정도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다. 그러나 중간선거 전 선거구 재편 과정에서 공화당 우세 지역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지역이 편입되면서 김 의원의 재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아시아 인구가 적고 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뉴저지주에서 김 의원이 3선에 성공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최근 치솟는 물가와 어두워진 경기침체 전망에 집권당인 민주당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뉴저지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시카고대를 졸업한 그는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중동 안보 전문가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 의원은 미 국방부, 국무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각 부처에서 이력을 쌓았다. 아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제개발처(USAID)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며,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국무부에 입성한 뒤 2011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현지 주둔 미군 사령관 전략 참모를 지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 국방부와 NSC에서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맡았다. 김 의원은 2018년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하원 선거에 출마해 공화당 현역 의원 톰 맥아더를 꺾고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그는 2020년 재선에 성공, 올해 3선을 기록했다.
김 의원의 포부는 아메리칸드림의 부활이다. 자신이 가졌던 기회를 미래 세대도 누릴 수 있도록, 빛바랜 아메리칸드림의 기회를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날 당선이 확정되기 전 김 의원은 지지자들과 함께한 파티에서 “많은 사람이 망가진 정치에 질렸다. 나는 사람들에게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 혼자 쓰레기를 줍는 등 건물을 치우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