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 속도 내는 금융사… 전문가 “핀테크사와 적극 협력해야”

입력 2022-11-10 15:22수정 2022-11-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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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추진 시 불완전 판매ㆍ보안 등 신경써야”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사 디지털 혁신을 위해 규제 완화ㆍ개선에 나선 가운데 금융사들이 디지털 혁신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우리금융그룹은 데이터ㆍAI 총괄 조직인 ‘DI(Data Intelligence) 기획부’를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통합뱅킹 플랫폼인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서비스를 위한 첫발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원래 우리은행에 있던 부서를 지주에도 신설해 전 그룹사 차원으로 확대하고자 한다”며 “DI 기획부를 통해 은행 앱을 중심으로 한 원앱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하나금융그룹도 종합금융 플랫폼인 ‘하나원큐’를 개편했다. ‘초개인화’가 개편의 핵심이다. 고객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안하는 상품몰과 고객별 우대금리 조건 충족 여부, 상품 가입 진행 상황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전날 ‘신한 디지털데이’를 개최해 내년 2분기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 출시를 발표했다. 앱에는 신한의 비금융서비스인 △땡겨요(배달) △마이카(자동차) △하우핏(운동) 등의 핵심 서비스들도 담길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안이 지금보다 더 구체화하면 그에 맞춰서 앱을 개발ㆍ구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은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보험, 증권 등 6개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슈퍼 앱’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달에는 KB스타뱅킹의 AI 챗봇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 세대별 맞춤형 상품 등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같이 금융사들이 디지털 혁신 움직임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디지털 금융혁신 지원이 있다. 앞서 8월 금융위는 금융사들이 은행ㆍ보험ㆍ카드ㆍ증권 등의 금융서비스와 비금융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하는 ‘슈퍼 앱’을 만들 수 있게 규제를 개선했다.

(이미지투데이)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핀테크ㆍIT 기업 등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핀테크사와)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거나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금융사가) 플랫폼의 힘이 강한 빅테크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동반자 지위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국내 은행의 디지털 금융기술 수용과 개발, 비금융권과의 협업, 투자 확대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업계와 연계해 영업과 마케팅의 참신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개선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때 불완전 판매, 보안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연구위원은 “온라인 금융 소비자는 디지털 기기를 통한 정보 습득의 한계 때문에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상품,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에 노출되기 쉽다”며 “소비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는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금융사들의 원앱 전략 등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편리해지는 만큼 해킹 방지 등 금융보안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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