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환율과 비행기 푯값 때문에 해외여행을 망설이고 있다면, 확인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유류할증료다.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주는 유류할증료가 최근 하락하고 있다.
유류할증료란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요금을 뜻한다. 유류할증료는 1단계부터 33단계까지 있고 단계가 높아질수록 비싸진다. 단계별로 편도 마일 거리당 붙는 가격도 정해져 있다. 항공권 가격에는 항공운임, 공항시설사용료, 유류할증료가 포함된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인하됐다. 대한항공은 1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편도 기준 지난달보다 3단계 내린 3만3000원에서 24만4500원 선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11월 유류할증료도 3만4000원에서 18만9000원 선으로 10월보다 최대 3만 원가량 하락했다.
이 같은 유류할증료 하락은 최근 국제 유가 가격이 안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렌트유는 최근 리터 당 9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10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93.67달러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같은 날 배럴당 86.47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공급이 감소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상반기 국제 유가는 대러시아 제재 심화와 산유국 생산능력 제한 등으로 인한 석유공급 감소, 코로나19 회복세로 인한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3월 8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27.98달러까지 치솟았고, 같은 날 WTI 역시 배럴당 123.70달러를 기록했다. 7월에도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배럴당 113.50달러, 111.15달러로 110달러대였다.
유류할증료 역시 올해 3월에는 10단계에 머무르다가 국제유가가 급등한 7~8월에는 22단계까지 올랐다.
이후 유류할증료는 국제 유가 안정화에 따라 조금씩 하락해 10월에는 17단계까지 내려왔다. 이달은 전달보다 3단계 인하된 14단계의 유류할증료가 적용됐다.
유류할증료는 앞으로도 하락할 예정이다.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소폭 내림세를 보일 전망이라서다. 지난달 31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국제 원유 시황과 유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유가는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세 둔화로 공급 과잉이 나타나면서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국내 해외입국자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와 함께 유류할증료 인하도 해외여행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본다. 고환율 시기, 유류할증료 인하가 해외여행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얘기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은 유류할증료는 출발일 기준이 아니라 '발권일'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같은 날에 출발하는 비행기 표더라도 7~8월에 구매한 것보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11월에 구매한 표가 더 저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