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철새 본격 도래, 아직은 가격 '안정적'…전국 확산세 관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가금농장으로 확산하면서 닭고기와 계란 등 축산물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아직 대규모 확산은 없어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확산세가 본격화하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된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모두 12건이 발생했다. 10월 17일 경북 예천 종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는 12일 충북 청주 육용오리 농장에서 확인됐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가금은 83만4000여 마리로 이 중 산란계 농장에서는 이달 7일 전북 순창에서 1건이 나왔다. 품종별로 종오리와 육용오리 등 오리가 9만4000여 마리, 메추리 약 50만 마리, 산란계 약 15만 마리를 포함한 닭이 약 24만 마리다.
아직 살처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닭고기와 계란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가격 정보에 따르면 13일 기준 특란 30구 가격은 6624원으로 1주일 전 6552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닭고기 가격도 1㎏에 5376원에서 5387원으로 소폭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최근 산란계 관측 속보를 내고 산란계 입식 증가 등에 따라 계란 생산량이 늘어 이달 중순 이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에 따르면 9월 기준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586만 마리로 전년 대비 7.3%, 평년 대비 6.9%가 늘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2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4530만 개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앞으로 AI 확산은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은 전년보다 2주가 빨랐던 데다 최근 들어 연이어 가금농장에서 AI가 확인되면서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게다가 올해는 유럽 등 해외에서 AI 발생이 80% 이상 증가해 철새들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시기는 다음 달이 되면 확산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아직 육계와 산란계 살처분 규모가 크지 않고, 육계의 경우 입식 후 출하 때까지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 방식으로 사육이 이뤄지고 있어 닭고기와 계란 가격에 큰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에 이미 오염원이 퍼져 있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축산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철새도래지를 방문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