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BRT 등 콤팩트시티 조성
땅주인·투자자 문의로 부동산 북적
조정대상지역 해제…지역경제 숨통
“콤팩트시티 구축 경험 축적되면
서울 도심 재정비에 도입될 수 있어”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서울 접근성이 가장 우수한 곳인데 광역 교통망이 부족해 그동안 저평가됐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될 때만 하더라도 매수 문의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발표 이후 전국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경기 김포시 운양동 V공인 대표)
정부가 경기 김포시 일대에 4만6000가구 규모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서울 지하철 5호선의 연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김포 부동산 시장이 만면에 웃음을 짓고 있다.
14일 기자가 방문한 김포시 운양동 공인중개업소는 인근 땅 소유자와 투자자들의 방문으로 북적였다. 가끔 울리는 전화기 너머로는 매수 금액을 높여 사겠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김포시 장기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3㎡당 90만 원 정도 하던 땅이 최근 20만 원 오른 금액에 거래됐다”며 “누산리, 수참리, 흥신리 등 김포한강2 지구와 맞닿아 있는 지역에 대한 투자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경기 김포시 마산동, 운양동, 장기동, 양촌읍 일대 731만㎡를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로 명명하고,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공급 규모는 4만6000가구로 위례신도시와 비슷하며 오는 2027년부터 차례로 분양을 시작한다.
김포한강2 지구를 수도권 서부지역 스마트 자족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광역교통도 확충한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김포시, 서울 강서구는 서울 지하철 5호선을 김포까지 연장하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광역교통시행계획 반영,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 절차를 진행한다.
지하철 5호선이 연장되면 김포한강2 지구에서 광화문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90분에서 69분으로 줄어든다. 장기역에는 지하철 5호선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 김포골드라인 등 3개 노선이 지나게 될 예정이다.
도로 접근성도 대폭 강화된다. 현재 운영 중인 국도 48호선 버스전용차로를 지구 내까지 연장하고, 기존 한강신도시와 연계한 간선급행버스(BRT) 도입과 지구 중심부 복합환승센터를 구축을 통해 도심 내 교통 순환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주변 수도권제2순환·계양강화고속도로 확장 및 IC 신설을 추진한다.
정부가 광역교통망 구축에 공들이는 이유는 그동안 김포시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환경이 열악해 추가 교통망 확충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김포시 양촌읍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출·퇴근 김포골드라인을 탈 때마다 안전사고가 우려될 정도로 출·퇴근 교통난이 심각하다”며 “정부가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교통 혼잡이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포시 운양동 B공인 관계자는 “단순 교통망 확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지역 개발을 고려한 마스터플랜이 수립돼야 한다”며 “통진읍 등 김포시 외곽 주민을 고려한 교통 계획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콤팩트시티’ 개념을 적용해 개발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중교통 노선, 송전시설, 수도시설 등의 인프라를 좁은 지역 내에 설치하면 넓은 면적에 분산 설치하는 것보다 장점이 명확하다”며 “향후 콤팩트시티 구축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면 서울 등 도심의 재정비에도 도입될 여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