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없는데 화물연대 파업 예고까지…건설현장 ‘설상가상’

입력 2022-11-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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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24일 무기한 총파업 돌입
안전운임제 연장·품목 확대 등 요구
물류 차질 불가피…건설업계 ‘노심초사’

▲금리 인상·자잿값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건설업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화물연대가 9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행진하는 모습 (사진제공=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금리 인상·자잿값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건설업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화물연대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공사현장이 또다시 멈춰설 위기에 처한 것이다. 건설업계는 원자재 상승 등으로 원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하면 공사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1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조합원의 결의를 모아 24일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이번 파업은 유례없이 강력한 총파업으로 일시에 모든 산업을 멈추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안전운임제는 화물기사들이 과속, 과적 운행을 하지 않도록 적정한 운임을 보장해주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 2018년 도입돼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다. 앞서 6월 화물연대는 8일간의 파업 끝에 철회하기로 합의했는데 “국토교통부가 합의를 파기했다”며 5개월 만에 파업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미분양 심화·자금조달 악화 등으로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업계는 행여 불똥이 건설현장으로 번질까 긴장하는 모양새다. 지난 5일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로 시멘트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사고 직후 7개 대형 시멘트사들에 오봉역을 오가는 시멘트 열차 운행이 당분간 중지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코레일은 오봉역에서 시멘트 수송용 열차의 연결·분리 작업을 하던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부분작업중지명령’을 받았다.

오봉역은 쌍용C&E,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성신양회, 삼표시멘트, 아세아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7개 시멘트사들의 출하기지가 모여 있는 곳이다. 한 주에만 5만7000여 톤의 시멘트가 출하되는데 이는 수도권 시멘트 소비량의 40%를 책임지는 양이다.

수도권에서 연립주택을 시공 중인 한 중견 건설사의 현장소장은 “겨울 전에 레미콘 타설 작업을 마치려 했는데 시멘트 공급이 지연될 것 같아 부랴부랴 양생용 고체 연료를 대량 사들였다”며 “대리점에서는 24일부터 시멘트를 줄 수 없다고 연락이 와 수급이 가능한 업체를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철도 운송이 중단되면서 전국 건설현장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건설업계는 시멘트 공급 차질이 지속되면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등 일부 수도권 대형 건설현장에서 공사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원만한 합의' 이외에는 특별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화물연대 총파업 등 자재난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현장 공사 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며 “한시적으로 적용되던 안전운임제가 종료되면서 발생한 상황인 만큼 적절히 합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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