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아파트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다음 달 예정된 일반분양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중도금 대출 한도 기준을 완화하면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평형 위주로 수요가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준강남 입지에 분양가 역시 여전히 시세 대비 저렴한 만큼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더라도 인기몰이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는 분양가심의위원회 결과 둔촌주공 일반분양가를 3.3㎡당 3829만 원으로 확정해 이날 둔촌주공재건축조합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합은 강동구에 희망 분양가를 3.3㎡당 4180만 원대로 제출한 바 있지만 갈길 바쁜 조합은 이를 수용하고 분양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은 오는 25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다음 달 곧바로 분양에 나선다. 다음 달 5일과 6일에 각각 특별분양, 일반분양(1순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책정된 분양가에 따라 전용면적 59㎡형은 9억~10억 원, 84㎡형은 13억 원대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 기대했던 청약 추첨제는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다음 달 투기과열지구 내 100% 가점제로 운영하던 기존 제도를 ‘전용 60㎡ 이하’는 ‘가점 40%·추첨 60%’로, ‘전용 60㎡ 초과∼85㎡ 미만’은 ‘가점 70%·추첨 30%’로 바꾸기로 했다. 다만 이는 관련 법령 개정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부터 적용하기 때문에 예상대로 25일 공고를 낸다면 둔촌주공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정부가 중도금 대출 완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소형 평형은 자금조달이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중도금 대출 한도 기준을 현행 분양가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를 적용하면 둔촌주공 전용면적 59㎡형(1488가구)의 경우 전 가구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형(1237가구)에서는 일부 저층이나 비인기 타입을 제외한 물량 대부분에서 대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소형 평형 평균 분양가를 높이고 84㎡형의 분양가를 낮게 책정해 중도금 대출 가능 가구수를 늘리는 방안도 예상하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물량 위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전용 84㎡형은 사실상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대출을 기대했던 일부 수요가 전용 59㎡로 옮겨가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사태 등 최근 얼어붙고 있는 분양시장 흐름은 변수로 지적된다.
실제로 최근 분양에 나섰던 서울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 SK VIEW 롯데캐슬’은 1순위 해당지역 청약결과 6.2대 1의 한 자릿수 경쟁률에 그쳤다. 모처럼 나온 브랜드 대단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성적이 저조했다는 평가다. 올해 3월 분양했던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미아’는 여전히 미계약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최근 5번째 무순위 청약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둔촌주공의 경우 준강남 입지에 분양가 역시 시세 대비 저렴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박 대표는 “현재 헬리오시티 전용 84㎡형 급매가 18억 원 수준인데 둔촌주공은 이보다 더 큰 규모에다 신축임에도 수억 원 더 저렴하다”며 “입지 역시 강남과 맞닿은 준강남 입지이기 때문에 청약에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둔촌주공은 강동구나 송파구 등에서 기다려온 수요자들이 상당히 많다”며 “규모도 크고 중소형 물량도 많이 분포돼 있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아파트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그간 둔촌주공은 규모와 입지적으로 봤을 때 높은 관심을 받았던 곳이지만, 최근에는 주변 단지를 포함해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전용 84㎡형 중도금 대출 불가능 이슈와 함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