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면 마스크는 탄소섬유로 제작돼 가볍고 착용감 좋아…심리적 도움도
‘캡틴’ 손흥민이 얼굴 뼈 수술을 받고도 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토트넘에서 특별히 만들어 준 안면 보호 마스크가 그의 비밀 병기다. 2002년 ‘4강 신화’ 주역인 김태영의 ‘타이거 마스크’와 닮았지만 재질·무게 등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다.
16일(현지시각) 자정 손흥민은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월드컵 엔트리로 뽑힌 선수 중 마지막으로 카타르에 입성한 태극전사다.
어두운 색 코트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손흥민은 왼쪽 눈 아래 얼굴이 다소 부어있었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팬들에게 인사하며 “몸을 잘 관리해 선수들과 잊지 못할 월드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몸 상태에 관해선 “아직 말씀드릴 게 없다”라며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앞서 자신의 SNS에도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여러분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거다”라며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수술한 지 보름여 만에 그라운드에 오르는 ‘캡틴’의 비밀 병기는 안면 보호 마스크다. 우리나라에서 안면 마스크 하면 떠오르는 선수는 ‘아파치’ 김태영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막강 수비를 자랑하던 김태영은 이탈리아와 16강 전에서 코뼈가 부러졌다.
이에 그는 특수 제작한 ‘타이거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했다. 김태영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는 임시방편이었기 때문에 공중볼을 잡기 위해 뛰어오를 때마다 통증이 몰려왔다”라며 “진통제를 먹으면서 견뎠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나오는 안면 보호 마스크는 탄소섬유로 만들기 때문에 착용감이 좋고 가볍다. 더욱이 손흥민의 상태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토트넘 구단에서 제작했기 때문에 더 정교하게 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
안면 보호 마스크는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전 스페인 국가대표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는 2013년 코뼈 부상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골을 터트렸다. 이후 뼈가 아물었지만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안토니오 뤼디거가 같은 이유로 석 달간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문성 축구 해설가는 “서른 살을 넘긴 손흥민 선수가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라며 “카본 재질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쓰면) 헤딩 경합이 있을 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다만 손흥민은 헤딩보다 양발로 슛을 많이 쏘는 선수기 때문에, 자기 몸 상태를 보면서 알아서 잘 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의 카타르 입성으로 ‘완전체’가 된 벤투호는 현지에서 훈련을 이어간 뒤 우루과이(한국시간 24일 오후 10시), 가나(28일 오후 10시), 포르투갈(12월 3일 오전 0시)과 조별리그 H조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