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드 ‘네이선’, “SEC 규제 하에 문제 가능성↓, 비용 증가 때문일 수 있어”
업계, “준비금 증명이 묘책은 아니야”…내부통제를 위한 규제 마련 필요성↑
글로벌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준비금 증명(PoR)’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19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를 두고 그레이스케일 역시 자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자산운용사와 거래소는 서로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 등이 혼재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준비금 증명’이 필요한 조치이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에 대한 준비금 증명 요구가 거세진 원인은, 그레이스케일이 제네시스와 같은 DCG(디지털 큐런시 그룹)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가 지난 16일 FTX 사태 여파로 상환 및 신규대출을 중단하면서 그레이스케일도 FTX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다른 이들에 의해 촉발된 패닉이 우리가 수년간 투자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유지해온 보안 조치를 회피할 충분한 이유는 아니다”라면서 준비금 증명 및 지갑주소 공개를 거부했다. 대신 커스터디 업체 코인베이스가 보낸 증명서를 공개하며, “그레이스케일의 모든 가상자산 상품은 법률과 규제에 의해, 상품의 기반이 되는 가상자산의 대여 등이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레이스케일이 언급한 법률과 규제는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의 규제를 뜻한다. 이와 관련해 네이선(Nathan) 해시드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월가에서 트레이더로 일한 경험에 비춰봤을 때, SEC의 감시하에서 GBTC(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GBTC 펀드의 수탁 지갑 주소가 외부로 노출되면, 펀드가 특정 시점에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을 구매해야 하는지 역산할 수 있게 된다”라면서 “이 정보를 아는 사람이 더 높은 호가를 부르게 되면 펀드는 필요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하게 될 수도 있고, 이 점이 지갑 공개 거부에 일조하고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전까지 문제가 생겼던 모두가 똑같은 말을 했다”라면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업계에서는 준비금 증명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비트코인 프라이빗키 보안 솔루션 업체 ‘카사’의 제임슨 롭 최고기술경영자(CTO)는 트위터 라이브 방송에서, “준비금 증명을 포함한 어떤 회계감사 방식도 보안 모델 자체를 바꾸진 않는다”라면서 “결국 이 같은 방식도 믿음을 전제로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FTX가 준비금 증명을 이미 도입했다고 한들, 사태를 막기보단 투자자에게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라는 신호를 조금 더 일찍 주는 것에 그쳤을 것”이라며 준비금 증명이 ‘묘책(Silver bullet)’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업계 관계자는 “준비금 증명과 지갑 공개보다 내부 자금 상황을 더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이번 FTX 사태는 내부 통제가 없었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업계의 내부통제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라면서 “잠재적으로 제2, 제3의 FTX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업계가) 제도권에 진입해야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