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보단 국내 주식·원화가치 하락폭 더 큰 비거래요인 영향
단기외채(단기 대외채무)가 130억달러 가까이 급감해 11년(44분기)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순채권국으로서의 지위는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대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투자(대외금융부채)를 뺀 순국제투자(순대외금융자산)는 5분기째, 순국제투자에서 정부의 호주머니라 할 수 있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을 차감한 민간부문 외화자립도는 4분기연속 역대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중 단기외채는 전분기보다 129억달러 감소한 170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3분기 158억달러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외채무는 231억달러 줄어든 639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3분기 18억9000만달러 감소이래 처음으로 줄어든 것이다. 준비자산도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시개입 등 여파로 215억달러 감소한 4168억달러를 보였다.
이에 따라 준비자산 및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각각 41.0%와 26.8%를 기록했다. 준비자산과 견준 단기외채 비중은 2분기 중 41.9%까지 치솟아 2012년 2분기(45.6%)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외채건전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같은기간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7%, 유로스탁스50지수는 4%, 홍콩항셍지수는 21.2% 떨어졌고, 미 달러화대비 유로화는 6.5%, 중국 위안화는 5.9%, 일본 엔화는 6.2% 절하됐다.
외국인투자도 826억달러 감소한 1조2969억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거래요인으로 95억달러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거래요인으로 921억달러가 축소된 때문이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는 7.6%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9.9%(1292.9원에서 1434.8원) 절하됐다.
대외투자보다 외국인투자 감소폭이 더 커 순국제투자는 419억달러 증가한 7860억달러(원화환산 1127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6297억달러) 이래 5분기 연속 역대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민간부문 외화자립도 역시 634억달러 급증한 3692억달러(529조7000억원)로 4분기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유 팀장은 “대외투자와 외국인투자가 모두 거래요인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거래요인으로 감소했다. 긍부정 평가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